손님이 오자 접시며 술잔, 숟가락 등을 비닐로 포장한 꾸러미를 내온다. 동시에 뜨거운 물주전자와 커다란 대접을 함께 제공한다. 손님은 포장을 뜯어 여러 식기를 물로 헹궈낸다<위 사진>. 물론 고급 식당에서는 자체 소독하여 따뜻하게 덥힌 그릇을 내오지만 외부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대중식당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나름 위생을 관리한다.
중국 음식은 늦게 나온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상황이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나서 모래시계 하나를 테이블에 얹어두고 간다<위 사진>. 모래시계 모래가 다 떨어지기 전에 음식을 내오겠다는 징표다. 예전 우리사회에서 주문 후 일정시간 내에 배달이 되지 않으면 음식 값을 받지 않겠다는 등의 소모적인 경쟁으로 아르바이트 배달 청년이 목숨을 잃은 사례가 오버랩된다. 이런 경우 미리 만들어 둔 음식을 내오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겠다.
시골 마을 꾀죄죄한 노점 좌판대에 QR코드가 놓여있다<위 사진>. 모바일 결제가 광범위하게 보급되었음을 보여준다. 종전 화폐 거래에서 카드를 긁는 지불 단계를 건너뛰는 첨단시스템이 도입된 듯 하다. 위조지폐 통용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지만 중국의 변화를 실감나게 하는 장면이다.
우리가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중국에서 상상을 넘어서는 엄청난 변화가 신속히 진행 중이다. 아직도 13억 인구에 볼펜 한 자루씩만 팔아도 13억개를 팔 수 있다는 등의 고릿적 생각에 멈춘 분들에게 중국 방문을 권해드린다. 거기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