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

 

 

 

▲ 아이클릭아트

 

☞아는 동생이 한숨을 푹 쉰다.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좋은 일에 웬 한숨이냐 물으니 '돈'이 없단다. 적은 알바 월급으로 생활비 하랴, 학비 내랴 빠듯하단다. 집안도 넉넉지 않고, 취준생인 동생 처지가 가슴을 친다. 친구들의 사소한 말조차 비수로 꽂혔단다. "축의금 얼마 낼 거야? 친하니까 적어도 10만 원은 해야지" 이 평범한 대화조차 짐이 됐다. 그 와중에 계산을 하는 제 자신이 서글펐다고 한다. 맘껏 축하해 줄 수 없어 초라했다고 한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은 10만 명에 불과했다. 8년 1개월 만에 최저다.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9.8%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2.5%P 하락한 수치다. 하락했으니 수치상은 좋아진 셈이다. 하지만 '공시생'이 복병이다. 통상 2월 초 실시되던 9급 공무원시험이 2월 말로 늦춰졌다. 고용동향 조사기간 이후다. 공시생은 원서를 넣는 순간 '실업자'로 분류된다. 올해 원서 접수자는 약 13만 명이다. 만약, 이를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12.4%까지 치솟는다. 어마어마한 수치다.

☞취업도 힘들고, 시험도 어렵다. 잠자는 시간마저 ‘경쟁’한다. '낭만'도 사치다. 이런 청년들에게 '관계'는 부담이다. 놀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다. 그래서 대부분 잠수를 뜬다. 외로워도 외로워져야 한다. '옆'이 아닌 '앞'을 봐야 한다. 취업해서 돌리려니 이미 늦었다. 연락하기가 어색해졌다. 정말 최소한의 친구만 남았다. 그렇게 SNS 친구 끊듯, 정리가 되나 싶다. '진짜 친구'만 남은 거라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 아쉽고 그립지만 이게 순리다. 미래를 위해 추억을 묻었다.

☞나이 들수록 '관계=돈'이다. 냉정하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돈'이 든다. 밥 한 끼, 커피 한 잔… 결국은 '돈'이 된다. 얻어먹어도 불편하다.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는 기본이다. 관계를 유지하려면, 시간만큼 '돈'도 필요한 셈이다. 친해질 땐 '마음'만 있으면 됐다. 시간이 지나니 돈이 '척도'가 된다. 경조사비 액수, 선물의 가격 모든 게 '돈'이다. 사랑도, 우정도 돈이 된 세상이 씁쓸하다. 하지만 내 행복의 척도만은 달랐으면 좋겠다. 내 주위 사람들이 나를 만날 때 '돈'보다 '즐거움'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나부터 그런 사람이 돼야 겠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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