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15 엄마 없는 하늘 아래 - 1편 …
아픈 막내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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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씨 집에 놓여진 가족들의 각종 약봉지들이 이들의 고통을 대변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이미정(여·43·가명) 씨가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쳐 홀로 아이 넷을 키우기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이 다 돼간다. 남편은 매일 술에 취해 있었고, 집에 들어오면 손을 올렸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연고하나 없는 대전의 한 가정폭력쉼터로 도망칠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폭력에서의 자유도 잠시, 쉼터 내부에서조차 폭력은 있었다. 이후 이 씨는 아이들과 단칸방을 전전했다.

하지만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무차별적인 폭력보다 그 폭력을 닮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남편의 폭력성을 가장 많이 배운 둘째아들 성진(17·가명) 군은 본드, 흡연 등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형제들에게 흉기를 가하며 법원 위탁시설에 입소되기도 했다. 나머지 세 아이도 건강이 온전치 못해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첫째아들 성민(21·가명) 군은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각종 신경질환을 앓고 있다. 셋째아들 성호(14·가명) 군 역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의식을 잃는 등 뇌전증이 의심되지만 병원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엄마 이 씨는 막내딸 소진(13·가명) 양을 무엇보다 걱정한다. 소진이는 지적장애를 갖고 있으며 3급 골수염, 뇌전증 판정을 받았다. 뼈 속 염증으로 치료 중인데 현재 오른쪽 발등에 피가 지혈되지 않아 걷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진이는 몇 년 전 환청과 환시로 추락사고까지 겪어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적도 있다.

그러던 중 엄마 이 씨에게 전해진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 그녀는 지난해 겨울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이 씨는 곧바로 수술을 시도하고 항암치료 중이지만 혈소판 수치가 낮아 회복이 쉽지 않다. 골수 검사 결과 이미 뼈까지 전이가 돼 병원에서도 최대 6개월을 바라보고 있어 엄마의 마음은 무너진다. 제대로 된 보호자 하나 없는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떠날 생각을 하면 그저 눈물만 흐른다. 장남 성민 군은 현재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소방관련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조만간 엄마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더욱 굳게 잡아본다.

엄마 이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소일거리라도 하며 가정에 보탬이 될 희망을 품었지만 이제 그 한 줄기 빛 마저 사라졌다”며 “지금은 오로지 아이들 걱정에 밤낮을 설친다. 남편이 제발 정신 차리고 아이들 앞날에 도움이 돼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3월 30일자 1면에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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