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관 등 경보조차 울리지않아 계단 아닌 엘리베이터로 이동
매뉴얼 어기고 형식적 움직임

Untitled-5.jpg
▲ 21일 오후 2시 청주시 한 별관에서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재난과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청주시 공직사회 내 안전구호는 헛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시는 제406차 민방위의 날 전국화재 대피훈련을 실시했지만 직원들은 행동요령을 숙지하지 않은 채 ‘강건너 불구경식’으로 훈련에 참여해 실효성에 의문이 던져지고 있다.

이날 충청투데이 취재결과 오후 2시부터 훈련이 시작됐지만 청주시청 본청 외 별관과 시의회 사무국 내에는 사이렌 경보조차 울리지 않았다.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곳에는 훈련시간 20분간 대피하지 못한 직원들도 있었다.

상황이 전파된 곳들 역시 훈련에 대한 진중함은 전혀 없었다. 화재 가상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피를 유도하거나 “불이야”라고 외친 직원은 단 한명도 없었으며 화재경보기의 비상벨을 누른 이도 찾지 못했다. 비상계단을 통해 대피해야 하는 매뉴얼을 어기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많아 형식적 훈련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 등으로 몸과 얼굴을 감싸고 낮은 자세로 청사 밖으로 신속히 이동을 해야 함에도 직원들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느릿하게 이동했다. 외부로 대피한 직원들은 훈련은 뒤로 한 채 하나 둘 씩 흡연부스로 이동해 흡연하기 바빴다. 제천 스포츠센터, 밀양 세종병원 등 연이은 대형화재 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행동요령을 익히기 위한 훈련이라고 보기는 난해했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대응방안과 대처요령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들이 저런식의 행동을 하는데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시민들이 따르겠느냐”며 “훈련상황이 아닌 실제 상황이라면 화재 피해를 입어 다 죽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본청 외 별관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타 기업들과 함께 근무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명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