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피해커 … 본연이름 되찾아야”, “혼란초래·지역주의 부정적 영향

현칭 대청호 지명을 옥천호로 바꾸는 지명 제정안을 두고 열린 옥천군 지명위원회가 지명 제정 보류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일 군청에서 7명의 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군 지명위원회를 열고 대청호 지명 제정안을 심의에 부친 결과, 합의안이 나오지 않자 지명 결정을 보류했다. 현 대청호 지명을 옥천호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낸 A위원은 “옥천군이 대청댐 건설로 인해 수몰 피해가 가장 컸던 것만큼 이번 기회에 당당히 주장해 본연의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반대로 B위원은 “지난 40여년 동안 대청호라 불리웠던 명칭이 새로운 지명으로 바뀐다면 더 큰 혼란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옥천뿐만 아니라 모두 4개 지역에 걸쳐 있는 대청호인 만큼 옥천의 입장만을 내세워 옥천호로 명명한다면 지역주의에 부정정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역설하며 현 대청호 지명 존치를 주장했다.

각 위원들의 의견들을 모아 종합적인 검토에 나선 위원들은 양 측의 의견들을 모두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이번에 결정내지 않고, 조만간 회의를 한 번 더 갖자는데 공감했다. 한편 지난 1980년 대청댐이 건설되며 충북 옥천군, 청주시, 보은군, 대전광역시 동구 4개 지역에 걸쳐 형성된 대청호가 국토지리원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명칭으로 밝혀지면서, 수몰피해가 가장 컸던 옥천군 주민들로부터 호수 이름을 옥천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됐다.

군은 이와 관련해 주민들의 전반적인 의견을 수렴한 결과 옥천호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47.1%, 현 지명 대청호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29.4%, 금강호·향수호 등 기타 의견이 23.5%로 나왔다. 대청호가 속해있는 충북 청주시와 보은군, 대전광역시 동구에서는 기존 대청호 지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충북도 등에 의견을 낸 바 있다. 군은 지명위원회 회의를 수일 내 한 번 더 개최하고 회의 결과에 따른 결정 내용을 지명위원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대청호 지명 제정안과 함께 현재 소옥천으로 고시돼 있는 하천 명칭을 서화천(西華川)으로 개정하는 안건에 대한 심의도 이루어 졌다.

군서면 상지리에서 금강 본류인 대청호 진입 구간까지 17.6㎞에 걸친 하천이 특별한 명분과 근거 없이 소옥천으로 고시(1982년 충청북도 고시 107호)되는 등 옛 지명과 상이한 하천 명칭으로 주민 혼선이 야기돼 왔다. 이에 대해 대동여지도, 한국지명총람 등 옛 고서에 서화천으로 표기돼 있고 주민 대다수가 이 이름을 부르고 있는 점을 들어 전원 동의하에 기존 소옥천을 서화천으로 명칭 개정하기로 했다. 군 지명위원회에서 통과된 서화천 명칭 개정안은 충청북도의 지역수자원관리위원회로 상정돼 올해 안에 최종 안이 결정될 예정이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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