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지사 선거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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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여야가 6·13 지방선거 D-90을 기점으로 충남도지사 선거에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희정 성폭행’ 의혹과 ‘박수현 중도사퇴’의 후폭풍을 최소화하면서 전력 재정비에 들어갔고, 자유한국당은 충남지사 전략공천이라는 카드를 빼들며 승부수를 띄웠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지난 2주일은 최악의 순간이었다. 지난 5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 논란에 이어, 다음날인 지난 6일에는 당내 유력 충남지사 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내연녀 공천설’까지 불거졌다. 이 때문에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양승조 의원 등 당내 도지사 예비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포기하다시피해 왔다.

이후 안 전 지사는 지사직을 사퇴하고 검찰이 수사에 돌입하면서 성폭행과 관련된 미확인 의혹이나 각종 추측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분위기다. 박 전 대변인의 경우 ‘자진사퇴’라는 형식으로 당 차원에서 정리하면서 ‘강제봉합’된 상태다. 후유증은 현재진행형이지만, 당내 도지사 예비후보들은 지난 주 후반부터 선거운동을 본격 재개하는 등 흩어진 표심 모으기에 다시 나섰다.

당 내부적으로 복 전 시장과 양 의원 측은 중도사퇴한 박 전 대변인의 지지층 흡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 전 대변인을 지지하던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과 접촉하며 ‘자기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부산하다. 당 외부적으로 불필요한 후보간 과열경쟁으로 인한 파열음을 차단해 당 지지층을 다시 견고하게 만드는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중앙당에선 후보 선출을 위한 조기 경선이나 전략공천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겹친 악재로 지지층의 상실감과 실망감이 상당한 것을 알고 있다”라며 “선거로 인한 더 이상의 갈등이나 오해는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이 바라봤을 때 가장 잡음없는 후보 선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충남을 광역단체장 단수추천지역으로 지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우선추천은 후보자의 신청유무와 상관없이 당 지도부가 인재를 내려 보내는 전략공천 방식이다.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도 대상이지만, 당에서 새로운 인물을 낙점할 가능성도 높다. 당 안팎에선 이인제 전 의원이나 이명수 의원을 염두에 둔 판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공천을 통해 잡음없이 후보를 선출하는 한편, 후보 조기 가시화를 통해 충남 선거판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한국당의 관계자는 “안희정 사태는 그동안 감춰졌던 민주당의 가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도민은 더 이상 민주당에게 속지 않을 것이며, 이번 선거는 그동안 도민을 기만했던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민은 지금 검증된 인물, 안정적으로 충남을 이끌 인물을 원한다”며 “한국당에서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를 낸다면 도민들은 표심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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