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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서비스업 등 ‘고육지책’…지갑 얇은 소비자 지출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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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유성구 한 생선구이 전문점의 가격 인상 안내문. 사진=이인희 기자
“5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올렸는데 그나마 자주 찾던 단골 손님들까지 줄어들면서 타격이 심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으로 지적돼 온 가격인상이 외식업계는 물론 사교육·서비스업 분야에서까지 현실화되면서 대전지역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가 부담에 인건비 상승을 견디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지갑마저 얇아진 턱에 지출을 줄이고 있어서다.

지난 16일 저녁 대전 유성구의 한 생선구이 전문점. 평소 금요일 저녁이면 인근 직장인들의 대화 소리로 시끌벅적하던 풍경과는 달리 한산한 내부에서 TV 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곳은 최근 주 메뉴인 생선구이 정식을 1만 8000원(2인 기준)에서 2만원으로 인상했다. 주인 최모(56) 씨는 “가격 인상은 2012년 이후 처음이지만 인상해봐야 남는 것도 많지 않지만 혹여나 ‘장사가 잘되니 가격을 올렸다’는 오해를 살까 걱정”이라며 “부담스럽기는 손님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근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김모(62) 씨는 “5만원이면 충분하던 일당이 최근에는 7만원까지 육박하면서 인건비 부담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며 “100g 기준 2만 3000원씩 받던 고기값을 2만 8000원으로 올렸는데 손님이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늘어난 인건비를 메우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식재료를 줄이는 소상공인들의 ‘생존 대책’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구의 한 삼겹살 구이 전문점은 식재료 값 인상과 인건비 부담에 이달부터 기본으로 주던 밑반찬인 콩나물무침을 없애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을 체감하는 것은 서비스업종도 마찬가지다. 동구의 한 세차장의 경우 기본요금을 인상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한지 오래다. 세차장을 운영하는 김모(43) 씨는 “손세차 직원 월급도 맞춰주기 어려워 지난해 말부터 가족들을 동원해 세차장을 꾸려오고 있다"며 "이마저도 경영난을 이겨낼 수 없어 결국 셀프세차 기본요금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생활물가가 요동치면서 소비심리 위축을 부채질 중이다. 주부 윤모(44·여) 씨는 “‘가성비’로 명성을 날린 저가 음료 프랜차이즈마저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는 통에 왠지 모를 배신감을 느낀다”며 “가격은 올라도 질적인 부분은 내려가는 것 같아 '차라리 덜 먹자'는 식의 소비심리가 주변에서도 형성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가 인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일부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그동안 누적돼왔던 식재료비 인상분에 인건비 상승분이 더해지면서 뒤늦게 반영된 것”이라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이자 부담 속 가계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더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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