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 학술지 '켐'에 발표

▲ 염색하기 전의 금발 모발(왼쪽)과 그래핀 염색약으로 염색한 후(오른쪽)의 모습. 오른쪽 그림 위에 적힌 분자식은 그래핀의 구조를 표시한 것이다.
[노스웨스턴대 제공]
▲ 염색하기 전의 금발 모발(왼쪽)과 그래핀 염색약으로 염색한 후(오른쪽)의 모습. 오른쪽 그림 위에 적힌 분자식은 그래핀의 구조를 표시한 것이다. [노스웨스턴대 제공]
▲ 염색하기 전의 금발 모발(위)과 그래핀 염색약으로 염색한 후(아래)의 모습
[노스웨스턴대 제공]
▲ 염색하기 전의 금발 모발(위)과 그래핀 염색약으로 염색한 후(아래)의 모습 [노스웨스턴대 제공]
머릿결 손상없고 오래 가는 '그래핀 모발 염색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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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 학술지 '켐'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현재 널리 쓰이는 모발 염색제는 대부분 머릿결을 심하게 손상한다.

화학물질이 머리카락 가닥 바깥의 케라틴 표피층을 손상시키고 그 안쪽에 색소를 침투시키는 방식이므로 머릿결이 탄력을 잃고 푸석푸석해진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탄소 원자들로 이뤄진 '그래핀'(graphene)이라는 물질로 인체에 무해하며 오래 가는 모발 염색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머리카락 가닥 안으로 색소가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카락 바깥에 그래핀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원래 검은색을 띤 그래핀을 모발에 코팅하면 머릿결 손상을 막을 수 있으며,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므로 모발 정전기 발생을 막을 수 있고 앞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응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의 매우 얇은 한 겹짜리 막을 형성하고 있는 구조로, 특이한 물성이 있어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공대 재료과학부의 지아싱 황 교수 연구팀은 1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 '다기능 그래핀 모발염색체'(Multifunctional Graphene Hair Dye)를 셀(Cell) 그룹이 발간하는 화학 분야 학술지 '켐'(Chem)에 게재하고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연구진은 모발의 표피층을 손상하지 않고 그 위에 코팅하는 방식의 염색제를 개발했으며, 이를 30번 이상 씻어도 염색이 유지된다는 점을 보였다.

머리카락에 그래핀 코팅이 가능한 것은 매우 얇은 막 형태로 이뤄진 그래핀의 구조적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종이를 예로 들면, 넓이는 작고 두께는 두꺼운 종이 명함은 신축성이 없지만, 신문지처럼 넓고 두께가 얇으면 쉽게 말거나 구부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래핀은 머리카락처럼 평평하지 않은 표면에도 코팅이 가능하다는 것이 황 교수의 설명이다.

게다가 그래핀 코팅이 머리카락에 일단 이뤄지면 물을 잘 흡수하지 않게 돼 염색 코팅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황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그래핀 조각은 보통 염색제 분자와 달리 크기가 매우 크고 모공 등 피부로 흡수되지 않아 인체 유해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검은색이고 고품질의 그래핀은 제조 단가가 매우 높지만, 고품질 그래핀을 만들기 전 단계인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은 제조 단가가 훨씬 낮고, 열이나 화학반응을 통해 옅은 갈색부터 검은색까지 색깔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색깔의 염색제를 만들 수 있다.

황 교수는 "우리가 만든 염색제는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이 기술이 실생활에 응용될 것이라는 점을 낙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에는 이 염색제가 전기가 통하는 그래핀의 성질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며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에도 활용이 가능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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