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조기수급률 15%선… “신청 크게 늘것” 전망 빗나가
전문가 “기대수명 늘며 만기연금보다 손해라는 인식 확산”

국민연금 조기 수령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 할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갔다.

연금을 받는 나이가 올해부터 62세로 높아지면서 퇴직 이후 소득 공백기가 길어져 많은 사람들이 수급시기를 앞당겨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르게 충청권에서는 조기수급률에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역본부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북 충청권 전체 국민연금 수급자의 조기수급 비율은 최근 4년간 15% 수준을 유지했다. 연도별로는 2014년 대상자 30만 7024명 중 4만 4455명(14%), 2015년 32만 9818명 중 4만 8866명(15%), 2016년 35만 7803명 중 5만2481명(15%), 지난해에는 38만9904명 중 5만 6033명(14%)이 조기수급을 받았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는 당초 60세에서 2013~2017년 61세로, 올해부터는 62세로 5년마다 한살씩 올라가는 추세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높아지면서 퇴직 이후 공백기가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조기수급 신청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대해 국민연금공단은 조기연금은 만기연금보다 월 연금액이 줄어 ‘불이익이 더 크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타는 나이가 높아지면서 퇴직 후 조기연금 수령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며 "하지만 기대 수명이 길어지고 조기연금을 타면 월 수령액이 만기연금보다 줄어들어 노후가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에서 설명하는 조기연금과 만기연금의 ‘손익분기점’은 연금 수령 후 16년 8개월이다.

57세부터 조기연금을 타면 16년 8개월이 지난 72세 8개월까지는 만기연금보다 수령액이 더 많지만 이후부터는 역전된다는 것이다. 현재 연금 수령 연령인 62세가 예상 기대 수명인 85.1세까지 살 경우에는 손해가 더 크다는 계산이다. 반면 조기연금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연금 재정 파탄 나기전에 일찍 받자’는 분위기다.

내년부터 조기 수령을 신청한 이모(58)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은 기존 60세부터 타는걸로 알고있었는데 왜 자꾸 수령시기를 늘리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연금이 언제 바닥날지도 모르고 조기 퇴직해 생계비도 없는데 일찍 받을 수 있다면 일찍 받는게 나은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월 수령액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속에 하루라도 일찍 수급을 받는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한편 월 수령액은 첫 달 연금액이 100만원인 사람이 62세부터 기대 수명인 85세까지 만기연금을 탈 경우 연금 총수령액은 2억 8700만원으로 계산된다. 반면 연금 수령시기를 5년 앞당겨 57세(첫달 연금액 70만원)부터 타면 총수령액은 2억 4290만원으로 만기연금 수령액보다 4410만원(15.4%) 적은 수준이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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