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연구원 입주경기실사지수… 대전·세종 등 전월비 하락세
기존 주택매각 지연 등 원인

#1. 직장인 김승민(37·대전 동구) 씨는 이달 대출잔금을 확보하지 못해 이사를 잠정적으로 보류했다고 말한다. 4인 가구 가장으로 홑벌이인 그는 가계부에 부담을 느낄 뿐만아니라 추가 대출을 받는다면 생활이 어려워질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2. 2년 전부터 세종시 이주를 꿈꿔왔던 직장인 황효성(34·대전 서구)씨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 2년 전 다소 저렴하다고 판단돼 인적이 드문 아파트를 매매했지만, 부동산에 내놓아도 여전히 잘 팔리지 않아 자금을 유동적으로 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달 충청권 입주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및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에서는 순조로운 입주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충청권의 경우 각종 입주여건 악화가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이 입주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이 배포한 이달 입주경기실사지수(이하 HOSI)에 따르면 서울만 유일하게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을 뿐,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은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대전지역의 경우 지난 달(83.9) 대비 3.9p하락했으며, 세종(80.6)은 7.4p, 충북(65.5) 4p 감소했다.

당월 실적치가 (-)값을 보이면 주택사업자의 적극적인 입주마케팅 추진, 실거주 중심의 입주예정자가 많은 지역(단지), 정부의 규제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단지)적 특성이 있다고 해석 할 수 있다.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택사업자들이 입주지원을 강화하며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충청권의 상황은 다르다.

충청권을 포함한 대부분 지방의 미입주 사유로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42.9%) △기타(20.0%) △잔금대출 미확보(17.9%) △분양권 매도 지연(17.1%) 등이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주산연은 이달 입주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충청권 대규모 단지로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3286세대), 충남 당진(1617세대)을 꼽고 있다. 이와 관련 주산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지난달 대비 이달 입주경기에 대한 전망이 낮아지면서 수도권 및 일부광역시와 지방 도지역 간의 양극화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충청권 주택건설업계는 시장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분양자의 미입주 원인을 파악해 원활한 입주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지역은 이달 입주예정인 민간분양주택 중 65.6%에 해당하는 60~85㎡ 규모 주택이 중심으로 입주예정물량이 집중돼 0.8p 소폭오르며 약진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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