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석 K-water 아산권관리단 차장

2018년 현재 전 세계 인구는 이미 76억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지난 백여 년 동안 그 숫자가 5배나 증가했다.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도시거주 인구비율이 전체 인구의 53%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식량, 에너지, 물 등 생존에 필요한 자원이 도시 밖에서부터 끊임없이 도시 안으로 유입하게 되었고 그만큼 주변의 자연환경은 차례차례 훼손됐다.

끝을 모르던 인간의 자부심에도 점차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또는 이상기후 등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대자연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어느덧 '엘리뇨', '라니냐'라는 말이 우리 삶에 익숙한 용어가 되었고 폭염, 폭설, 폭우가 매년 언론 매체에 반복되어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지 않게 됐다.

UN이 제정한 세계 물의 날은 전 세계적인 물 부족과 수질오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자 UN에서는 지난 1993년부터 매년 3월 22일을 정해 기념하고 있다.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는 ‘Nature for Water’로 자연과 물과의 상생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흡사 불교의 연기론과 같이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한 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도 상수(上水)를 사용하면 하수(下水)가 발생하고 하수를 깨끗하게 처리해야만 다시 깨끗한 상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상수도와 하수도는 인체에 비유하면 동맥과 정맥으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도시를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사회 인프라다.

그중 하수도는 특유의 형상과 냄새로 인해 오랫동안 외면 받아 왔고 주변에 하수처리장이 생긴다고 하면 집값부터 걱정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하수를 바라보는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설치하고 상부에는 공원 등 주민친화시설을 갖춰서 시민들이 보다 친숙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K-water에서 운영하는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에서는 버려지는 생활하수를 하루 1만8000톤씩 재처리하여 산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하수 재이용은 방류하천의 오염부하량도 줄이고 상류 하천의 수자원도 보호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일거양득으로 버려지는 하수를 원료로 사용하다보니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훌륭한 대체수자원이라는 점이다.

진부한 얘기지만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과 공존해야 함은 진리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모습이 자연을 극복하기 위한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자연과 공존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의 행복을 위해 자연으로부터 많이 가져다 쓰고 많이 버려왔다면 지금부터라도 덜 쓰고 덜 버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친환경"이란 말에 다소 귀찮고 까다롭고 비용이 동반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위한 기술과 방법이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 나가는 길이며 이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세계 물의 날의 맞아 다시 한 번 물과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통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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