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쇼크·박수현 자진사퇴로 민주당 갈등·분열 ‘불가피’
한국당 이인제·이완구 등 ‘승리 예감’ 재개 신호탄

▲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자신의 선조인 의병장 이광윤 선생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조선교 기자
‘안희정’의 아성에 눌려 6·13 지방선거 인물난을 겪고 있던 충남지역 자유한국당이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한국당 입장에서 충남은 한 때 ‘승산이 없다’고 여겨지던 지역이었으나,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이 연일 터지면서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당 내 출마 후보군으로 분류됐지만 출마여부에 대해선 한 발 물러서 있던 인사들이 최근 활동을 재개하거나 출마를 결심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무대 진입을 위한 행보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이 한국당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충남이 충격에 휩싸였던 시기다. 이에 대해 정 전 청장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미 설 명절을 즈음해 가족, 지인들과 상의해 출마를 결심했었다”라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선 안 전 지사 의혹의 파장에 따른 정가 분위기 변화가 출마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인제 전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에도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성일종 한국당 충남도당 위원장이 이 전 의원을 꾸준하게 접촉하며 출마를 권유해 왔다. 이 전 의원은 그동안 ‘불가 입장’을 보여왔지만, 최근 ‘신중 검토’로 입장이 점차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14일 충남 홍성을 찾아 선조인 이광윤 선생 묘소에 참배하고 지역 여성단체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첫 공식 지방 일정이었다. 이 때문에 정가에선 이 전 총리의 '정치 재개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당에선 충남도지사 후보에 이인제 전 의원이나 정용선 전 청장, 천안갑 선거에 이완구 전 총리가 출격한다면 충남지역에선 ‘해 볼만 하다’를 넘어 ‘승리로 이어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안 전 지사 성폭행 의혹 이후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이나 젊은 층이 많은 천안·아산의 분위기가 달라는 것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통해 충남도민들은 민주당의 민낯을 그대로 본 것”이라며 “그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감이 어떤 형식으로든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안 전 지사 성폭행 의혹과 도지사 예비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내연녀 공천설과 사퇴 등의 후폭풍에 휩싸여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 6일 같은 당원 오영환 씨가 자신의 SNS를 통해 박 전 대변인이 내연녀를 공천하고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박 전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당은 자진사퇴를 줄곧 유도해 왔다. 결국 박 전 대변인은 14일 자진사퇴했지만, 당내 갈등과 분열은 더욱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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