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
김추자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봄이다. 삼라만상에 새 생명들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생명과 함께 찾아온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은 ‘산불’이다. 과거에 발생한 산불은 산림이 우거지지 않아 확산속도가 빠르지 않은 이유로 인력 동원으로 진화할 수 있었고 피해정도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수십년간 노력하여 가꾼 울창한 숲과 낙엽층이 두터워지고 귀농·귀촌 인구 및 캠핑등 산림을 이용하는 휴양객이 증가하는 등 산불 위험요인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인명·재산피해가 확대되는 추세다.

우리시의 경우 최근 10년간 평균 산불발생은 7건에 피해면적이 3.23㏊였으나 2017년엔 18건에 4.16㏊의 피해가 발생하였고, 다행히 사상자가 없었으나 전국적으로 최근 10년간 9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산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도 달라졌다. 예방측면에선 기존에는 산불감시원 배치와 마을단위 홍보방송이 주였으나, 현재 대전시에는 산불무인카메라 32대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드론을 이용한 밀착형 감시를 실시하는 한편, 산불상황실에서는 산불상황관제시스템으로 산불발생부터 진화까지 체계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산불신고에도 R&D가 결합되었다. 산불감시원들은 위치확인이 가능한 산불신고단말기로 발견즉시 산불신고를 하고 일반인들은 스마트폰 ‘산림재해’ 앱을 통해 산불신고시 산불발생 위치가 실시간으로 확인돼 신속한 초기진화가 가능하다. 또 지난 2005년 낙산사 화재를 교훈삼아 산림내 중요 보호시설물 주변에 건조할 때 미리 물을 분사하여 산불발생 위험을 낮추고 산불소화시설을 서구 월평공원 내원사와 국립대전현충원에 각각 설치하여 운영중이다. 그리고 산불발생 주요 원인인 소각산불을 예방하고자 작년 가을부터 영농부산물을 사전에 제거하고 있다.

산불진화방법에도 큰 변화가 있다. 최근 농산촌 고령화로 부족해진 진화인력을 보충하고자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편성하고 산불진화 기계화(시스템)장비를 도입하였으며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철저한 잔불정리로 뒷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산림청에서도 진화헬기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재난관리 ‘골든타임제’를 운영하여 산불발생 신고후 현장도착부터 진화참여시까지 50분이내 시행하는 등 초동진화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시에서도 2017년부터 소방본부에서 임차헬기 1대를 운영하고 있다.

산불은 진화하고 그 대책도 변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산불은 시민들의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따뜻한 날씨와 함께 건조한 바람이 부는 봄철, 약간의 신경만 쓰면 산불예방은 가능하다. 우리가 누리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산에게 조금만 감사의 표시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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