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규 건양대 임상병리학과 교수

아침에 미국 MIT 생체모방로봇연구소 소속의 대학원생이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이 26개의 주사위로 이뤄진 정육면체 퍼즐 ‘루빅스 큐브’를 단 0.38초 만에 맞추는 세계신기록을 세웠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 로봇은 6개의 모터가 달린 6개의 팔과 큐브릭의 색을 구별할 수 있는 2대의 카메라가 달려 있다. 인간의 최고 속도는 우리나라 조승범이라는 학생이 4.59로 세계큐브협회에 등재된 것이 최고다. 기존 로봇의 기록은 이미 인간을 뛰어넘어 0.637초였는데 이것을 갱신한 것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너무 빨라 느린 영상으로 보여준다.

요즘 방송을 보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예상되는 변화를 다큐멘터리로 자주 방송되고 있다. 이런 혁명을 이뤄내는 사람들 역시 대학과 대학원의 고급 교육을 받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대학 시스템은 1500년도 초에 이태리 볼로냐에서 생겨나고, 1800년도에 지금의 4년제 대학시스템이 도입됐다. 그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전공 지식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기에 그런 시간이 주어졌을 것이다.

학생들을 주위를 둘러보면 수업에 관련된 정보의 홍수 속에 있다. 학생들은 거의 노트 필기를 하지 않으며 교수 또한 흑판을 이용해서 판서하는 수업은 대폭 줄어들었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SNS나 학교 통합정보 시스템에서 수업자료를 다운 받아 활용하며, 다양한 동영상자료를 활용해 사전 학습도 가능하다. 인간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시간만이 학습하는데 필요한 시간으로 정의돼 진다. 유명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 까지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만큼 예전의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벤츠자동차의 선전을 보면 트럭 운전자가 없는 무인 트럭을 선전하고 있고, 조만간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우버의 무인 운전시스템이 도입된 차량이 승객에게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곧 도입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일의 가능성을 현실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시 내 자율 주행차 운행을 허가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운수업과 자동차 운전을 생업으로 했던 사람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것이고 그를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미래 학자들은 2030년 정도 되면, 인간의 수명은 이미 90세를 넘고, 사람들은 평생동안 6번 정도의 직업을 바꿀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직업을 자주 바꾸게 되면 4년의 교육과정으로는 그 수요를 담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더 짧게는 2020년이 되면 지식의 양이 73일마다 2배씩 늘어나는 시점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전통적인 대학들이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학생을 모집해서 교육하는 데에는 평균적으로 6~7년이 걸린다. 그 커리큘럼을 만드는 교수는 이미 20~30년 전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지금의 교육 시스템으론 인력의 수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미국 실리콘 밸리의 일부 교육벤처에서는 나노 디그리(Nano Degree)라는 교육과정을 3개월에서 1년짜리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런 교육이 가능하게 되는 이면에는 MOOC나 가상현실과 같은 다양한 수단의 발달과 활용을 들 수 있다.

대학은 학생들이 사회에서 전문직에 나가기 위한 마지막 교육과정이다. 아마도 향후 10년 이내에는 우리가 교육하고 있는 교육과정이 대부분 사라질 운명에 처할 것이고, 새롭게 대두되는 직업군과 지식을 교육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의 도입도 적극 고려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기본지식, 기초학문을 간과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대학의 교육은 이런 기초학문, 특히 인문교양을 튼튼히 하는 데서 부터 대학의 위치를 잡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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