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후보자 도덕성 화두로 … 安·정봉주… 민주당 악전고투
野 수위 조절해가며 與 공략

정치권에 거세게 불어닥친 미투(Me Too) 바람에 ‘후보자 도덕성’이 6·13 지방선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안희정 성폭행 파문’을 비롯한 정치권의 연이은 성폭력 사태에 실망을 넘어 배심감까지 느낀 유권자들의 가장 큰 선택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3·5·6·7·11면

최근 불거진 성폭력 사태에 곤혹스러워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미투 사태가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자세를 낮추면서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7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유구무언이다. 안 전 지사 (파문)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지방선거 영향을 고려해 진실을 덮거나 외면하는 비겁하거나 정무적 판단을 일절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하지만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 전 지사 성폭행 파문이 언론에 보도되자 불과 한두시간 만에 제명·출당조치를 결정한 민주당은 바로 이튿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아직 (정 전 의원의) 복당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의 복당은 민주당 서울시당 소관으로 중앙당에선 모르는 일이며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정 의원과의 선을 그었다. 성추행 논란 직전만해도 사실상 복당을 공식화했던 민주당이 이제와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야당들은 미투운동을 매개로 민주당을 집중 공략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우선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안 전 지사 파문은)대한민국 지도층의 불행한 단면을 보여준 것으로 이는 내로남불의 극치"라며 "안 전 지사가 미투를 이야기하면서 또다시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과 좌파진영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좌파진영이 집단 최면에 빠져 얼마나 부도덕한 성도착증세를 가졌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공천심사에서 성범죄 연루자를 완전 배제키로 하고 성폭력방지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안희정 파문’으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도덕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둘 것”이라며 “각 정당들이나 후보들도 깨끗한 도덕성을 강조한 홍보 마케팅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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