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력 파문]
옛 충남도지사실 安 명패·책 치워, 서울도서관 고은시인 관련방 폐쇄
옛 충남도지사실 安 명패·책 치워, 서울도서관 고은시인 관련방 폐쇄
출판사들 교과서 삭제도 논의 중, “당연해” vs “그것도 역사” 시각차
충남도 옛 도지사실은 2012년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옛 공간을 보전해 그대로 전시실로 쓰고 있는 곳이다.
가장 마지막으로 집무실을 사용한 도지사가 안 전 지사인만큼 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제36·37대 충남도지사를 역임한 안 전 지사 명패가 놓였던 집무실 책상에는 제18대 도지사를 역임한 정석모 전 지사의 명패가 새롭게 놓이게 됐다.
안 전 지사가 평소 즐겨 본 책이자 그가 기증한 한국의 권력구조와 경제정책,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경제는 정치다 등 책 3권은 집무실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전시 해설사에 따르면 안 전 지사가 남겨놓고 간 책 안에는 그가 손수 적은 메모들이 많이 있었고 많은 여성팬이 방문해 이를 사진으로 찍어갔었다.
한 관계자는 “별도로 잘 보관하고 있다. 다른 전시계획이 생기면 다시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를 비롯해 이른바 성범죄 고발(Me Too) 운동에 연루된 인사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서울도서관은 최근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 일자 앞서 고은의 안성서재를 재현한 ‘만인의 방’을 폐쇄했다. 교과서 내용도 바뀔 전망이다. 일부 출판사들은 집필진과 협의해 교과서 속 고은 시인의 작품을 다른 내용으로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 성범죄 고발 운동에 연루된 인사의 흔적지우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있는 그대로의 역사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그의 물건을 치운다고 그가 충남도지사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사태는 충격적이고 안타깝지만 그것도 역사인만큼 우리가 감내하고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