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 제발 이들을 보살피소서!

[충청투데이-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14 현서의 꿈을 지켜주세요 - 3편
엄마 이모씨 강행군 10년 난치병 루푸스 발병 충격
경제적 부담은 날로 늘어 현서 미래도 칠흙 같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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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총량의 법칙’이 있다. 인간이 평생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통의 합은 같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현서네 가족의 총량의 합은 유달리 무겁다. 신은 감당할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했지만 공평하지 않았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언니 은서에 이어 엄마 이모 씨에게도 병마가 찾아왔다. 어려운 상황에도 집안의 꿋꿋한 버팀목이었던 엄마가 무너졌다. 은서가 저산소성 뇌손상 진단을 받은 그날부터 8년간 밤낮은 물론, 계절이 언제 오고 가는지도 몰랐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엄마 이모 씨의 삶은 없었다. 그저 환자 고은서의 보호자로 10여년을 살았다. 둘째 현서에게 부채의식도 있었다.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한창 필요할 나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했다.

치료를 위해 오고가는 기차에서 쪽잠을 자며 버텼다. 엄마라서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몸에 조금씩 이상이 왔다. 수년간 었어진 강행군은 그녀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처음엔 단순한 빈혈인 줄만 알았다. 호전은 없었고 증상은 악화됐다. 결국 알아낸 병명은 루푸스. 완치가 어려운 난치병이었다.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 스스로를 공격하는 무서운 병. 원인은 없었고 통증은 견딜 수 없이 힘들었다. 성치 않은 몸으로 은서를 간호하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현서가 집에 있으면 큰 의지가 됐다. 현서는 아픈 언니와 엄마를 위해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그 나이또래의 흔한 투정도, 어리광도 없다. 엄마는 그래서 더욱 슬펐다.

경제적 부담도 배가 됐다. 루푸스가 희귀 난치성 코드에 포함돼 병원비 혜택을 받지만 각종 검사비용은 이들 부부의 지갑을 얇아지게 했다. 아빠의 월 150만원 수입은 4인 가족이 정상적으로 생활도 부족한 금액이다.

맞벌이는 상상할 수도 없다. 삶 자체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외줄타기의 연속이었다. 교육지원을 보장받지 못하는 피아노 영재 현서의 미래도 칠흑 같다.

엄마는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엄마 이모 씨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들 때마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따뜻한 집에서 삼시세끼 먹을 수 있고 목욕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긴다”며 “지금은 혼란스럽지만 주어진 삶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날도 올 것이라고 반드시 믿는다”고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3월 9일자 1면에 4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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