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었던… 그들의 폭풍 같은 사랑
옥주현 등 최정상급 캐스팅… 화려한 무대·의상 관객 압도

▲ 민우혁 - 알렉세이 브론스키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가 쓴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대전을 찾아온다. 최근 국립발레단 발레공연에 이어 2~4일 3일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매혹적인 뮤지컬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안나 카레니나’는 극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이야기와 다양한 매력을 지닌 등장인물들로 시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특히 톨스토이 스스로 ‘나의 진정한 첫 소설’이라 말할 정도로 자신의 신념을 투영했고 시대를 관통하는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이 작품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공연으로 빈번하게 재해석 돼 왔다. 그중 뮤지컬로 재탄생한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유명 뮤지컬 프로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가 2016년 러시아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러시아 뮤지컬의 흥행 역사를 쓴 최신작이다.

전 세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는 연출가 알리나 체비크, 안무가 이리나 코르네예바 등을 비롯해 박칼린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러시아 고전의 가장 러시아적 해석’이란 콘셉트로 장대한 스토리를 압축, 안나의 폭풍 같은 격정을 그린다.

▲ 옥주현 - 안나 카레니나
◆불나방 같은 ‘안나’의 사랑… 피할 수 없는 운명


모두에게 사랑받을 만한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귀족부인 안나 카레니나. 러시아 정계의 최고 정치가인 남편 카레닌, 8살 아들과 함께 행복한듯하지만, 관습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그녀 앞에 매력적인 외목의 젊은 장교 브론스키가 나타난다.

이성적이고 명예를 중요시하는 카레닌과는 달리 적극적이고 젠틀한 브론스키의 열정적인 구애에 전에 느껴본 적 없는 강한 감정에 혼란스러우면서도 행복감을 느낀다. 결국 브론스키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 안나는 둘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사교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떠나 사랑과 자유를 선택한다. 두 사람의 금지된 사랑으로 인해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인생도 달라고 만다.

▲ 정선아 - 안나 카레니나
◆러시아 겨울풍경을 한 무대에서… 200여벌의 의상 시선 압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고전발레와 문학, 클래식음악의 중추인 나라답게 매혹적인 러시아의 겨울을 풍부하게 무대로 옮겨왔다는 점이다. 눈 내리는 모스크바의 스키장, 화려한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무도회장, 별처럼 눈이 쏟아지는 기차역, 황금빛으로 빛나는 광활한 대지 등은 거대한 LED 스크린을 통해 구현했다.

이같은 다채로운 비주얼은 관객들을 19세기 러시아의 한복판으로 데려가기 충분하다.

특히 처음과 끝을 장식하며 극의 주제를 상징하는 2.5m에 달하는 거대한 기차세트는 가히 압도적으로 평가된다. 고풍스러운 200여벌의 의상, 우아한 발레, 실제 스케이트장을 방불케 하는 무대 연출 역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 이지훈 - 알렉세이 브론스키
◆옥주현, 정선아, 이지훈, 민우혁, 서범석 등 최정상급 캐스팅… 탄탄한 연출진과 더불어 초호화 캐스팅까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놓쳐선 안 될 작품이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안나 역에는 배우 옥주현과 정선아가 캐스팅, 고음과 저음을 넘나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연기로 사랑과 불안, 절망에 휩싸이는 안나의 비극적인 운명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매력적인 외모의 젊은 장교로 안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브론스키 역에는 이지훈과 민우혁이, 러시아 정계의 고위관료로서 명예를 중시하는 카레닌 역에는 서범석이 함께해 작품을 든든하게 받친다.

특히 극 후반 전설적인 오페라 가수 ‘패티’역으로 소프라노 강혜정, 김순영, 이지혜가 무대에 오른다. 이들이 선사하는 강렬한 아리아는 노래의 아름다움과 대비되는 안나의 외로운 고통의 정점을 그린 장면으로 역동적이고 화려한 넘버들로 가득한 이 공연 안에서도 기억될 하이라이트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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