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김성한 K-water 융합연구원장


수십 년, 수백 년만의 가뭄이라고 했던가. 최근 몇 년간 가뭄에 붙여진 수식어치고 가뭄이라는 것이 너무 자주 찾아오고 있다. ‘물 스트레스 국가’라는 것이 절절히 와 닿은 지 오래다. 올해는 봄보다 빨리 찾아온 가뭄으로 벌써부터 비상이다. 강원, 충청, 경상, 전라 등 전국 곳곳의 수원이 고갈되고 있다. 당장 봄철 영농기를 맞이해 메마른 논·밭에 댈 물이 걱정이다. 어디 농업용수뿐이랴. 가뭄이 극심한 지역의 경우, 제한급수가 시행돼 씻고 마시는 기본생활에 많은 불편이 야기되고 있다.

K-water는 상수원 수량고갈에 의한 급수 중단 사태를 방지코자 2016년 보령댐 도수로건설 공사를 시행해 금강 물을 끌어와 충남서부지역에 공급했으며, 지난해에는 금호강비상도수로 건설을 통해 현재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운문댐 대신 금호강 물을 취수, 대구·경북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 앞에 물 공급 중단문제는 한시름 놓는가 싶었는데 이제는 수량이 아닌 수질이 문제다. 금호강에서 취수한 이후로 수돗물의 냄새에 대한 민원과 문의가 발생하는 것이다. 냄새 발생의 원인은 금호강 물을 취수할 때 강바닥에 있던 조류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냄새가 나는 수돗물이 과연 안전할까?’염려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맛·냄새 유발물질은 지오스민(Geosmin) 및 2-MIB가 대표적이며 흙냄새를 발생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 두 항목은 환경부의 먹는 물 수질감시항목으로서 권고기준인 리터당 20ng으로 관리되고 있다. 금호강의 지오스민(Geosmin), 2-MIB 수치는 모두 권고기준보다 낮은 10ng/L 정도이다. 또한 맛·냄새는 먹는 물 수질기준에서 건강상 유해물질이 아닌 ‘심미적 영향물질’로 분류돼 있다. 정수장에서는 맛·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활성탄이라는 수처리제를 투입한다. 활성탄의 미세하고도 무수한 공극에 냄새물질을 가둬 제거하기 때문에 정수처리공정에서 대부분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느낄 수 있는 미세한 맛·냄새는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간단하다. 5분정도 물을 끓이면 된다.

수돗물은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것이 아니다. 한없이 깊었던 댐도 바닥을 드러내듯 더 이상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물 부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가할 수 있을까? 보령댐과 금호강이 그러했듯 통합적 물 관리, 연계관리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댐, 보, 지류 등 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수량 및 수질에 대한 선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 속의 물 절약도 병행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절수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양변기 수조에 가득 채운 물병을 넣어둔다거나 양치컵, 설거지통 사용 등 간단한 방법이 무궁무진 하다. 당장 오늘부터 작은 실천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의 작은 노력 한 줄기가 모여 거대한 물결이 되는 것이 필자의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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