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이기헌 충북지방조달청장


"조달청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조달청의 업무가 일반 국민 생활과는 거리가 있어서일 것이다. 공공기관의 계약 담당자나 이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일부 사람들만이 조달청에 대해 알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부처 인지도 평가에서도 비교적 점수가 낮은 편이다. 조달청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국가기관이나 지자체가 일을 하려면 일할 건물이 있어야 하고 전산시스템도 있어야 하며 사무용품도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능력 있는 건축업체나 시스템 구축 업체 그리고 사무용품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계약도 해야 한다. 조달청은 이처럼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품·용역·공사를 위해 유능한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하는 곳이다.

업체 선정과 계약은 법령에 규정된 절차와 방법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조달청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조달청이 입찰과 계약이라는 행위를 통해 정부 예산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기관이다.

조달청에 계약을 요청하는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같은 공공기관들을 수요기관이라 하고, 수요기관에 물품 또는 용역을 제공하거나 시설공사를 하는 업체들을 조달기업이라 한다. 1월말을 기준으로 충북 도내에 등록된 수요기관 2274개, 조달기업은 1만 2681개이다.

조달청은 국가기관이 사용하는 각종 물품도 관리한다. 이를 위해 물품분류지침이나 주요물품에 대한 내용연수, 정부미술품 보관관리규정 등을 만들고 정부물품 재활용센터도 운영한다. 정부물품 재활용센터는 국가기관이 사용하던 물품들 중 내용연수가 지났지만 여전히 사용이 가능한 물품들을 이관 받아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는 곳이다. 재활용센터는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등 광역단위별로 10곳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지난 1일 우리 충북지역에도 충북지역 정부물품 재활용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전까지 대전지역 재활용센터로 물품을 이관해 오던 충북지역 수요기관들이 청주에 있는 재활용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돼 편리해졌고 일반인들도 가까운 곳에서 국가기관의 중고물품들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이에 조달청은 2013년 10월 공동주택 관리비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만 사용하던 나라장터를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사용할수 있도록 개방한 바 있다. 이어서 2015년에는 나라장터를 일부 간소화해 민간전용 전자조달시스템인 누리장터를 새롭게 열었다.

일반 국민들이 조달청이 하는 일을 가장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매년 조달청 주관으로 개최하는 '나라장터 엑스포'이다. 조달청, 수요기관, 조달업체뿐만 아니라 외국 바이어들도 모인다. 조달업체는 최신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고 즉석에서 외국 바이어들과 수출계약도 체결한다. 3400만 달러의 해외수출 효과도 있었다. 올해는 4월 25일부터 3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에는 더욱 많은 기업과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계약실적을 높이고 아울러 일반 국민에게도 조달청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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