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등 성추행파문 확산, 밀양연극축제는 중단 위기
6월 대전서 대한민국연극제, 불똥 우려…홍보활동도 난감
“전체 연극인 매도는 피해야”

최근 연극계를 중심으로 성추행 파문이 연일 확산되는 가운데 올해 대전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연극단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싸늘한 사회적 분위기가 연극제 자체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대전연극협회에 따르면 최근 성추행 파문으로 오는 6월 개최를 앞둔 대한민국연극제가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대전에서 개최되는 ‘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는 전국 16개 시도 대표극단이 참여하는 경연제로 연극인들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 연극축제다.

그러나 최근 성추행 논란의 중심인 이윤택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밀양연극축제가 중단 위기를 맞자, 대한민국연극제 역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지역 연극계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연극제를 준비하는 집행위원회 측은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연극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극도로 부정적인 상황에서 대규모 연극축제를 홍보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난감한 심경을 토로했다. 파문이 연극계에서 문화예술 영역 전체로 확산되면 연극제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 집행위 관계자는 “연극계를 선두로 미투운동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자정활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연극제를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선 혹시라도 대전지역에서 비슷한 폭로가 이어질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곤란한 상황을 토로했다.

이어 “대전은 원로연극배우들이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영향력이 타 지역에 비해 적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며 “만약 지역 내 미투운동이 확산되면 올해 대한민국연극제는 그야말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연극제를 통해 새 출발하는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연극인은 “건전하게 열정을 갖고 예술활동을 하는 연극인 모두가 매도당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이번 연극제를 문화예술계 자기성찰과 조직문화 쇄신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고 단순 경연 이외 자정 캠페인 등 관련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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