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 (올림픽 메달<올림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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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에서 한국의 박지우, 김보름이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TV가 재밌다. 올림픽 덕분이다. 스릴과 감동의 드라마다. 퇴근 후 맥주까지 곁들이니 금상첨화다. 모르는 것도 배운다. 컬링, 스켈레톤 등 생소하던 종목을 알아간다. 설날도 더 화기애애했다. 가족들과 응원하며 화합했다. 선수들의 땀방울은 위대했다. 그들이 걸어온 길은 더 존경스러웠다. ‘한 뼘’ 성장을 위해 수만 번 넘어져야 했다. 지금을 위해 4년을 준비했다. 모든 선수는 빛나 보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 임효준(쇼트트랙), 실격한 뒤 결국 해낸 최민정(쇼트트랙), 썰매 불모지서 우뚝 선 윤성빈(스켈레톤) 등 1등에 환호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올림픽 3연패에 실패한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0.01초 차이로 은메달이 된 차민규(스피드스케이팅). 대신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를 위로했다. 이상화가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와 포옹하는 모습은 가슴을 울렸다. 그 순간엔 라이벌도, 한·일도 없었다. 진정한 올림픽이었다.

☞논란도 있었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도 그랬다. 동메달을 딴 서이라가 임효준의 진로방해를 했다는 거다. 그 뒤 서이라 SNS엔 비난이 쏟아졌다. 더 큰 논란은 여자 팀추월(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이었다. '팀추월'은 3명의 선수가 한팀이다. 마지막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록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그래서 팀워크가 중요하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줘야 한다. 그러나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뒤처진 노선영 선수를 외면한 채 둘만 결승선을 통과했다. '팀'이 아닌 '탐(貪)'만 있었다. '팀추월'이 '팀원추월'이 된 셈이다. 4초의 ‘텀(term)’은 그들 사이의 ‘틈’을 보여줬다. 김보름 인터뷰는 더 문제였다. 노선영 탓을 하는 듯했다.

☞비난은 거세졌다. '김보름, 박지우 선수 자격 박탈' 청원은 이틀만에 50만 명을 넘겼다. 김보름 선수 후원사인 '네파' 불매운동도 이어졌다. 사과 기자회견도 소용없었다. 물론 성적도 중요하다. 스포츠는 '기록 싸움'이다. 하지만 그전에 '스포츠 정신'이 먼저다. 스포츠 정신이 없다면 스포츠는 그저 개싸움일 뿐이다. 김아랑은 달랐다. 1500m 쇼트트랙 결승에서 4위를 하고도 1위한 최민정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그 배려인지 여자 쇼트트랙팀은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환상의 호흡이었다. 올림픽 정신의 승리였다. 개최국은 모범이 돼야 한다. 막바지 올림픽, '선두'보다 진정한 '선수'를 보길 바란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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