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홍삼 등 판매 크게 증가

지난 설 명절 기간 농축수산물 판매가 크게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개정돼 농축수산물 판매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10만원으로 상향되며 관련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대폭 늘었다.

현대백화점 충청점에 따르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0% 가량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건강·주류·차류가 20%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 외에 ‘10만원 한우 선물세트’를 앞세운 정육부문도 지난해에 비해 약 15% 성장했으며, 야채·청과 부문도 올해 15%가량 올랐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오랜만에 명절 선물세트의 판매 신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게 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건강 관리에 관심이 높은 최근 트렌드에 따라 명절선물로 건강식품과 차류 등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특히 김영란법의 개정에 따라 선물 가액이 높아진 농축수산물 선물세트와 그를 활용한 홍삼제품 등의 건강관리 제품이 이번 명절 선물세트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충북유통(하나로마트 청주점)도 지난해 설 명절과 비교해 약 4%의 선물세트 매출 신장을 보였다. 가장 많은 매출 신장을 보인 것은 양곡부문으로 전년대비 71.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매끼 식사에 쓰이는 잡곡 등을 조합한 양곡세트가 인기 선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 김영란법 개정에 따라 비교적 고가로 형성된 고품질의 기능성 쌀 선물세트 등이 선물로 각광을 받은 것도 양곡부문이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이유이다.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식품이 주를 이루는 특산부문의 매출 신장률이 30.5%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홍삼, 아로니아, 도라지 등 기능성 농산물을 먹기 편하게 가공한 선물세트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판매가격의 한계에 부딪혀 매출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이번 김영란법 개정 이후 농축수산물 가공식품의 선물 가액이 10만원으로 상향돼 높은 매출신장을 보이며 숨통이 트였다.

이재봉 농협충북유통 대표이사는 “김영란법의 개정에 따라 이번 설 명절에는 양곡부문과 건강식품을 필두로 한 특산부문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하나로클럽에서는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판매하므로 우리지역 농가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농가에서는 지난 설 명절을 기점으로 김영란법 개정의 효과를 체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영란법 개정으로 인해 선물 주고 받는 부담이 적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농축수산물의 유통이 어느정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충주시 동량면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박모(62) 씨는 “지난해 말까지 평년보다 많은 사과 재고가 쌓여 걱정이 많았는데, 지난 달 중순부터 명절 선물세트용으로 많은 판매가 이뤄져 한시름 놨다”며 “아무래도 김영란법이 개정되면서 우리 농민들에게도 어느 정도 혜택이 돌아오는 것 같아 맘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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