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떠다니는 대기오염물질
일 년내 자주 발생… 건강에 타격
안구건조증·알레르기 결막염 등
초미세먼지, 기도 염증반응 유발
농도 나쁠땐 가급적 외출삼가고
귀가 후엔 ‘손 씻기’ 습관 길러야

▲ 도움말=지영구 단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된 뉴스들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환자들은 미세먼지가 많이 날릴 때 걱정이 크다.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사람도 누런 먼지가 도심의 시야를 잔뜩 흐려놓은 모습을 자주 확인할 수 있어 굳이 학술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듣지 않더라도 미세먼지가 건강에 나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미세먼지로부터 가족건강을 지킬 수 있을지 단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지영구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미세먼지는 흡입이 가능한 다양한 크기 구성의 대기오염물질을 말한다.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는 대기 중에 장기간 떠다니는 대기오염물질로 직경 10 마이크로미터 이하를 PM10(부유먼지), 2.5 마이크로미터 이하를 PM2.5(미세먼지)라고 한다. 초미세먼지(ultrafine particle)는 100 나노미터 이하의 먼지를 말하고 입자의 특성상 침강이나 응집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기 중에 체류기간이 미세먼지에 비해 길어 바람과 함께 멀리 날아갈 수 있다. 건강의 위해성과 관련해 설명하자면, 미세먼지가 폐에 침투했을 때 폐포 내 대식세포에만 흡수되지만 초미세먼지를 흡입했을 때는 폐포 내 대식세포뿐만 아니라 기도 상피세포에도 흡수돼 기도에 염증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미세먼지와는 달리 체내에 흡수돼 심혈관질환, 신경-정신질환 등의 발생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즉, 대기 중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을수록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질환의 증상이 악화되고 유병률과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여기에 뇌졸중이나 인지장애 같은 중추신경계 이상, 미숙아 출산 증가,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의 악화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증가 등 건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폐암의 원인인자로도 여겨지고 있어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미세먼지는 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인위적인 발생원과 황사처럼 자연환경 자체에 의한 발생원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과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섞이면서 발생한다. 그 중 황사는 주로 중국 북부지대에서 날아온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옛날에도 황사에 대한 이야기가 문헌에서 발견되고 있고 실제 그 이전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 등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있는 사막과 황토지대의 작은 모래, 먼지가 바람에 의해 부유되다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와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주로 3월에서 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황사에서 입자가 큰 먼지들은 발원지에 머물지만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은 장거리 이동을 통해 국내로 넘어온다. 심각한 것은 과거와 달리 미세먼지가 많이 날리는 날이 일 년 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각종 규소, 철, 칼륨 등의 산화물을 생성한다. 미세먼지 외에도 알루미늄, 납, 카드뮴, 구리 등의 중금속이나 미생물 등이 포함된 것이다.

미세먼지는 말초 기관지까지 흡입이 가능한 크기여서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피부, 눈과 코의 질환들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다. 기관지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은 여러 가지 외부자극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대기오염 물질과 미세먼지에 의해 증상이 악화된다. 특히 대기오염 물질은 꽃가루의 항원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 환자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실제로 황사가 심하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에는 호흡기질환이나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이 증가한다. 미세먼지에 의해 각막과 결막의 상피세포가 손상되면 안구건조증, 알레르기 결막염, 자극성 결막염 등이 생긴다. 또 코점막 자극에 의해 알레르기성 비염도 심해진다. 마찬가지로 건조한 기후와 함께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을 때는 피부가 혹사되는 시기로 가려움증, 따가움 등이나 피부염이 발생하기 쉽다. 이에 정부에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기정책을 수립해 진행 중이고 미세먼지와 황사예보를 시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의 날은 미세먼지에 취약한 질환자, 어린이와 노인은 물론 일반인은 포함한 모두에게 건강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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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많을 때의 건강관리 요령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 보호안경,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한다고 하더라도 미세먼지가 기도 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있을 때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하게 된 경우에는 귀가 후에 곧바로 손을 씻고 양치하도록 한다.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기간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지 않도록 하고 공기청정기가 있다면 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수분 섭취를 평소보다 늘리는 것이 좋다. 눈이 충혈되거나 가려우면 깨끗한 찬 물에 눈을 대고 깜박거리거나 가볍게 얼음찜질을 해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누그러진다. 물론 기관지천식, 비염, 결막염 등의 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평소보다 더 철저히 약물을 사용해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천식 환자는 외출 시에 응급약제를 꼭 휴대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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