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본격 추진한다. 창의도시가 되면 문화ㆍ창의자산을 확보할 수 있으며,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교류하고 국제적 명성을 얻을 수 있다. 대단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그간 다져온 공예문화·산업발전의 산출물을 토대로 세부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한다. 올해 상반기 학술용역에 이어 하반기 국제교류행사를 가진 뒤 내년 초 창의도시 가입신청을 할 것이라는 로드맵도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예도시 청주에 어울리는 콘셉트다. 1999년부터 열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연관효과를 겨냥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다. 비엔날레가 처음 열릴 그 당시 한껏 고조됐던 시민적 기대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언필칭 '예술도시'라는 청주에서 특별하게 내세울만한 예술행사가 없었으니 그럴 만했다. 공예는 늘 생활 속에서 창출되는 장르이기에 그만큼 역사성이 깊고 서민친화적인 요소를 다분히 담고 있다.

이제 20년 비엔날레 역사를 토대로 새롭게 도약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그간 예술축제 성격에 충실했는가. 시민친화적 요소에 부합했는가, 지역사회 기여도는 만족할만한가 등을 종합적으로 엄정 점검한 후 구체적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단계다. 지속가능한 축제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여러 공과에도 불구하고 공예문화 중심지 청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애초부터 세계화 축제 성격이 다분했다. 그 기회를 살리는 일이 바로 핵심이다.

지역문화 자산을 활용한 세계화의 성공 사례는 '직지(直指)'에서 찾을 수 있다. 직지는 청주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구텐베르크 '성서(1455년)'보다 78년 앞선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직지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후 일련의 과정을 보자. 2004년 유네스코 직지상 제정으로 국제적 성가를 높였다. 지난해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청주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인 기록·문화도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직지'의 세계화에 이어 '공예' 부문의 '창의도시'를 지향하는 의미가 낯설지 않다. '장인정신'이 바탕이 된 두 개념이 이질적이지 않다. 문화적 도시환경과 문화·예술·지식정보산업 분야의 인적 자원 등 기반여건으로부터 다양한 네트워크 등에 이르기까지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도시로서의 창의성을 입증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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