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천수만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할 정도라니 수질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짐작이 간다.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 악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980년대 간척사업을 하면서 담수호를 조성한 이후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 크다. 뒤늦게 당국이 수질개선에 나섰지만 오염된 수질을 원상태로 돌리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금강유역환경청이 밝힌 간월호의 지난해 화학적산소요구량(COD) 평균 측정치는 세군데 지점 각각 16.9, 17.9, 14.2㎎/ℓ이다. 이는 호소수 생활환경기준 '매우 나쁨'(10㎎/ℓ이상)에 해당한다. 1016년 같은 지점의 연평균 측정치 14.9, 15.3, 12.8㎎/ℓ보다 수질이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부남호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남호의 지난해 연평균 COD는 15.2, 16.6, 19.1㎎/ℓ로 전년도 평균 14.1, 15.1, 16.6㎎/ℓ와 비교된다.

간월호와 부남호의 COD는 6군데 측정지점 모두 농업용수 수질환경기준(8㎎/ℓ)을 훨씬 초과했다. 수질악화로 당초 물 이용 목적을 상실한 셈이다. 간월호와 부남호는 국내 최대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서산 A·B지구에 있는 인공 담수호다. 서산 A·B지구는 국내 쌀 생산량의 1%를 차지할 만큼 넓은 면적을 자랑하지만 이곳에 용수를 공급하는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오염은 악화일로다.

담수호 조성 초기 수질오염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게 수질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상류에서 각종 오·폐수가 유입됐지만 수질개선을 위한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당국은 2011년 간월·부남호 살리기에 나서 2020년까지 6000여 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수질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상류 오염원 차단은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제 간월호와 부남호 수질 개선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오랜 기간 호수 바닥에 쌓인 퇴적층이 수질오염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래서 해수순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을 최소한 농업용수로 가능한 4급수까지는 끌어올렸으면 한다. 간월호와 부남호가 제역할을 할 수 있게끔 집중 관리를 펼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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