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다. 1800년대 빅토리아 조를 대표하는 영국의 유명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이 한 말이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지만, 가족 구성원에게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이다. 이처럼 사랑이 넘치는 가정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자 축복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점은 있다. 일부 그릇된 사람들이 가정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함부로 다룬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고 낮음을 떠나서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이 있다면 진열장이나 안전한 금고 등에 보관함으로써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간다.

하물며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우리 가정의 아이들은 더욱 귀하고 소중하기에 늘 사랑으로 감싸줘야 한다. 한번 깨진 유리병을 다시 붙여 사용할 수 없듯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기에 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100번을 강조해도 절대로 지나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2016년 1월에서 8월 사이 1만 486건에서 2017년 같은기간 1만 2930건으로 23.3%나 증가했다. 또한 최근 5년간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3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특히, 이 가운데 아동학대 피해 발견율은 아동인구 1000명당 2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사실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아동학대의 80%가 바로 부모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부모로서 갖춰야할 경제적 능력의 부족이다. 상당수의 많은 부모가 불규칙적인 수입 등 경제적 어려움에 사로잡혀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다. 이러한 결핍된 행복과 스트레스는 또 다른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아동학대라는 비극적인 슬픔까지 비화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부모의 어두운 가정환경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장기 시절 올바르지 않은 체벌 및 학대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가정폭력을 늘 보고 자란아이의 70%가 성인이 된 후 가정폭력의 주범이라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이처럼 불행한 가정환경이 정상적인 자아의 형성을 고립시켜 부모로서의 정서적 기능을 쇠퇴시킴으로써 학대의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상기 언급한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기존의 의무 교육 대상인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 등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뿐만 아니라 학부모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사유화하는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모든 것을 아이가 사랑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전국 60개 지역에 위치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추가 설치·확대 운영하여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이의 몸에서 상처를 발견하였거나 공격적인 행동 등을 보일시에 아동학대 통합신고번호 112와 아이지킴콜 112앱을 통해 신속히 신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요구된다. 미국의 사회학자 에릭 호퍼는 아이들이 천국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만큼 어른들이 아이들로부터 배울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올바른 가치 정립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 천국이 더 아름답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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