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물 관리 일원화의 출발점은 통합물관리다. 통합이란 수자원(재난, 농업용수 포함), 수질, 수생태계 등 분산되어 있던 요소들을 상호보완적으로 연결하여 효과와 효율을 높이는 과정을 말한다. 대상이 자원인 경우 해당 자원의 사용 효율이 가장 높은, 효과적인 관리를 목표로 한다. 여기서 사용 효율이 높다는 것은 효율의 지속가능성도 포함하고 있다. 지속적이지 않은 효율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통합물관리비전포럼(비전포럼)은 물의 통합적인 관리를 위해 국민이 공감하는 비전을 만들고, 물 관리의 핵심가치를 공유하며, 이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되었다. 물과 관련된 학술단체인 한국수자원학회를 비롯한 13개 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을 포함한 시민단체,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등의 공무원, 관련 공공기업 임원 등이 참여하는 약 185명의 위원들로 구성되었다. 비전포럼에서 결정한 비전인 ‘인간과 자연이 함께 누리는 생명의 물’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물 관리정책의 비전이 될 것이다. 이 비전 아래에 안전성, 형평성, 효율성, 민주성, 책임성을 핵심가치로 정하였으며, 이를 지난 1월 19일 발표하였다.

안전성은 재난으로부터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난관리에서는 예방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인위적인 요소로 인한 재난의 발생은 적극적으로 차단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의 순환이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하며, 국토의 이용도, 하천의 관리도 자연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형평성은 균등배분의 원칙(가용성과 접근성의 균등)과 물 가치의 공유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것이며, 수요와 공급의 조화로운 통합을 목표로 한다. 물은 국민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서 주어져야 하므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물 관리는 유역단위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일부 수자원이 유역 간에 서로 연결되어있는 경우도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해당 유역에서 수요와 공급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유역의 물 관리는 유역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물에 관한 민주성은 주민참여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물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인간의 기본권이다. 민주주의는 기본권을 가진 이해 당사자의 참여로부터 시작하며, 주민들은 도랑에서부터 하구까지 물 관리에 참여하여야 하고, 이 권한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책임성은 지속가능한 행정·재정 체계 구축을 통해서 구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리권(水利權)은 매우 복잡하지만, 합리적인 물이용을 위해서는 점검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관련된 법령도 제·개정해야 한다. 재정의 권한부여와 이에 수반되는 책임도 중요하다.

통합 물 관리에는 관련 분야의 통합, 공간적인 통합, 물 관리 행·재정의 통합, 의사결정과정의 통합이 필요하다. 각 분야의 적극적인 협력이 더욱 필요한 단계에 와 있다. 국민적인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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