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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일부 ATM기기에서 현금인출을 시도한 결과 실제로 5만원권 신권이 다수 인출되기도 했다. 윤희섭 기자
명절때마다 구하기 어려웠던 ‘빳빳한 새돈’을 자동 ATM기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설 명절을 앞두고 은행 창구마다 새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몰리던 ‘신권 대란’은 이제 옛말이 됐다.

12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신권 교환전쟁’이 벌어지기 일쑤였던 오프라인(대면) 창구 풍경은 지난해부터 사그러든 모습이다. 매년 설을 앞두고 이맘때면 새돈으로 바꾸려는 고객들이 은행 창구마다 줄을 섰지만 지난해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이는 예년과는 다르게 은행 창구에서 ‘신권 품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취재기자는 11일 대전 유성구 어은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ATM 기기에서 현금인출을 시도한 결과 ATM기기에서 5만원권 신권을 다수 인출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대전지역 시중은행들마다 일제히 설 맞이 세뱃돈용 신권 교환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신권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렬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다.  신한은행 대전영업점의 한 관계자는 “신권 교환 고객이 창구에 북적거려야 설이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했는데 지난해 부터는 그렇지 않았다”며 “신권 교환 며칠 전부터 ‘언제부터 바꿔주느냐’, ‘1인당 교환 한도가 얼마냐’ 등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던 과거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매년 설마다 되풀이 되는 신권 교환 문화가 바뀌는 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새 화폐를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에는 제조비와 종이·잉크 외에 홀로그램 등 각종 위·변조 방지장치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화폐제작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시중 은행에 푸는 신권 규모도 갈수록 줄어들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2016년부터 신권 수요를 줄이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해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에 배포하고 캠페인을 벌인 것이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앞으로 신협중앙회나 새마을금고중앙회에 포함된 점포에서도 신권을 구할 수 있도록 분산시켰기 때문에 신권을 구하는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명절때마다 신권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화폐 제조비용에 대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세뱃돈 깨끗한 돈이면 충분합니다’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신권 교부 규모를 줄이면서 은행 창구에서는 '신권 전쟁'에 불 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어느 지역 시중은행 창구나 ATM기에서도 신권 구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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