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문화 학생 비율이 충북 전체 학생의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여년 만에 12배 이상이나 증가한 것으로 다문화 교육의 궤도 수정이 절실해졌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06년 375명이던 충북의 다문화 학생은 지난해 4568명으로 늘어났다. 다문화 학생의 73%는 초등학생이다. 이들이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지 못하면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자아 정체성으로 인한 심각한 방황의 시기를 보낼 수 있다. 한국어·한국문화 교육·상담, 모국어 지도,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등 프로그램을 넘어 다문화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이중언어 역량과 국제 감각은 다문화학생들의 잠재적 강점이라고 하겠다. 다문화 학생들이 건강한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용해야 마땅하다. 도교육청이 베트남을 시작으로 국제 교육교류사업을 벌이기로 한 건 그래서다. 베트남은 전체 다문화 학생 중 외가가 베트남인 학생이 31%(1416명)로 가장 많아 첫 사업 대상 국가로 선정됐다. 취학 전 아동까지 포함하면 도내 베트남 다문화 아동·학생은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도교육청 다문화교육추진단은 다음 달 베트남 현지를 방문, 교육현황을 파악하고 학생·교사·문화 교류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주한 베트남대사관을 방문,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베트남과의 국제교류가 본격화하면 베트남 다문화 학생과 이들 학부모의 자긍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교류 참여자의 경우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는 베트남 진출의 꿈도 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베트남 다문화 학생 등의 진로개척 지원을 위해 청주외고에 베트남어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산하 국제교육원에는 베트남어 초급 회화 과정을 마련, 다음 달 20일부터 오는 5월 4일까지 주 2회 운영한다.

다문화 학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다문화 교육을 벌이기 위해서다. 국제 교육교류사업을 주요 나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문화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국제 교류 확대는 시대적 요청이다. 이참에 다문화교육의 체계화를 위해 시·군별로 제각각인 '다문화센터'의 설립도 검토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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