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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끝난 드라마 '마녀의 법정'이 떠오른다. 여검사(정려원 분)가 부장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증언한다. 그래서 기피 부서로 좌천된다. 영화 '검사외전'도 생각난다. 차장 검사(이성민 분)는 비리를 덮고 금배지를 얻는다. 뭐 저런 일이 있나 욕했다. 허구이니 안심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일어났다. 실제 상황이다. 심지어 더 막장이다. '정의(正義)'의 사도가 '불의(不義)'의 사자가 됐다. 범인을 잡아야 할 사람들이 범인이 됐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떠들썩하다. 그녀는 8년 전, 안태근 前 검찰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되레 좌천이나 불이익을 당했다. 검찰청은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이다. 입을 떼면, 누군가 막았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참을 뿐이었다. 반면 가해자는 요직에 승진하며 승승장구(乘勝長驅) 했다. '덮은 자'로 추정되는 이는 우수 국회의원이 됐다. 그래서 8년이 걸렸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그녀의 결단에 많은 이들이 'Me Too'로 화답했다. 임은정 검사 역시 피해자임을 고백했다.

☞막장드라마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탄은 '낙하산'이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2000건'의 후속편이다. 이번엔 은행이다. 신입 채용 면접에서 SKY대학 출신은 붙이고, 다른 대학은 떨어뜨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탈락해야 할 계열사 사장 지인 자녀, 회장 종손녀, 의원 딸 등을 합격시켰다. 덕분에 합격해야 할 이는 떨어졌다. '내'가 취직하는 데 '부모'를 면접 본 셈이다. 합격하려면 돈 많은 부모, 권력 있는 부모가 있어야 했다. 끝나지 않는 "아버지 뭐하시노"의 굴레다.

☞흙수저 청년들은 두 번 울었다. 자수성가는 '신기루'였다. 희망을 줘야 할 나라마저 금수저를 원했다. '노력하면 된다!'는 말은 사치였다. '안 되는 건 죽어도 안 돼!'란 절망이 옳았다. 성추행 사건도, 채용비리도 '권력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보이지 않던 '검은 손'이 보였다. 그 ‘나쁜 손’ 이제는 치워야 한다. 미래에선 지워야 한다. 부디 ‘발본색원(拔本塞源)’하길 희망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지금 현실은 '막장드라마'지만 결말은 '사이다'가 되길 기대한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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