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고용… 창업문 두드리는 청년들

대전지역 30세 미만 자영업자 전년 대비 8.2% 크게 늘어나

대전지역 청년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취업 한파의 돌파구로 창업을 선택한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대전지역 30세 미만 자영업자 수는 7201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8.2%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도 3%나 올랐다.

지난해 11월 대전지역 전체 자영업자 수가 2016년 같은 기간보다 2.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지역 청년들의 창업 열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얼어붙은 고용시장의 영향이 반영됐다는 의견이다.

실제 통계청의 시도별 청년 실업률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대전지역 청년 실업률은 8.7%로 전년 동기 보다 3.2p%나 올랐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고용 증대를 위해 청년내일채움 등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청년들의 실업률은 오히려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청년들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 실제 대전에 사는 박모(28) 씨는 최근까지 해오던 취업 준비를 포기하고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는 케이스다. 어느 정도 조건에 맞는 직장을 찾으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전공에 맞으면서 희망 연봉을 충족하는 곳은 지역 내 거의 없었다”며 “차라리 사업을 시작하는 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전 A기업에 다니는 문모(29) 씨도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 A기업에 계약직으로 다니고 있지만 앞으로 정규직으로 변환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문 씨는 “취업으로 고민하는 것보다 예전부터 구상한 사업을 시작하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다른 친구들과 자금을 모아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최근 기업과 구직자간 일자리 미스매치 등 취업난을 호소하며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실패할 경우 리스크가 상당한 만큼 창업을 일자리 창출의 연장선으로 보고 청년층 창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국환 기자 gotra1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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