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용 청주 가경교회 목사
[화요글밭]

장영희 교수의 책 ‘이 아침에 축복처럼 꽃비가’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소개하고 있다. 그 책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내용 중 일부분이다.

장 교수는 무더운 날씨속에 차에 기름이 없어 주유소에 주유를 하러 들어갔다.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스무살 쯤 되는 청년이 달려와서 말을 한다. “얼마나 넣어 드릴까요?”. 날씨가 무지 더워서 일하느라 셔츠가 흠뻑 젖었는데도 뭐가 그리 좋은지 얼굴에는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젊은이가 말했다. 장 교수는 퉁명스럽게 ‘가득요’라고 말하자 청년은 재빨리 주유 호스를 연결해 놓고 다시 말을 한다. “냉커피를 드릴까요? 따뜻한 커피를 드릴까요?”. 그래서 장 교수가 신경질적으로 “아니 더운데 무슨 뜨거운 커피 마셔요”라고 말하자 이 청년은 얼른 뛰어가서 냉커피를 가지고 왔다. 젊은 청년은 "얼음을 곱배기로 넣었어요. 근데 아줌마 우리 집 커피 맛있지요?" 장영희 교수가 생각했다. “별 일이네. 이 큰 주유소가 자기 집이라도 되는가?”

학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러시아워라 차가 꼼짝하지 않았다. 인도에 앉아서 커다란 비닐봉지에 뻥튀기를 팔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차 창문을 열고 “할아버지, 뻥튀기 한 바가지에 얼마예요?”라고 물었다. 거리가 기껏해야 3m 정도 밖에 안 되는데도 할아버지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더욱 목청을 높여서 “할아버지”라고 불렀지만 할아버지는 들은 척도 안 하더라는 것이다. 그때 횡당보도를 건너던 한 여학생이 급히 할아버지 쪽으로 가더니 그 여학생이 내게 와서 말하더라는 것이다. “아줌마 두 바가지에 천원이래요”. 방글방글 웃으면서 말을 전해 주는 여학생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할아버지는 청각 장애인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생각했다. 무더운 날씨에 밝게 웃으면서 일하던 주유소 청년과 길거리에서 뻥튀기를 살 때 도와주었던 여학생의 얼굴이 밝고 행복해 보였다.

그러면서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을 생각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가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다.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사람이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고.

성경 전도서 말씀에 보면 ‘인생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심을 때가 있고 뽑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때임을 생각하며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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