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산·수출액 늘어 각각 8.3·9.5% 증가 성장세
근로자 수는 오히려 줄어 최저임금 인상 대비해 감축

지난해 대전 대덕산업단지 내 기업과 근로자간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산단의 생산액과 수출액은 증가한 반면 근로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4일 대덕산단에 따르면 산단 내 입주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생산 누계액 7조 9836억 6700만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7조 3665억 7200만원) 8.3%(6170억 9500만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중국 사드 보복 여파와 고유가, 저환율 등 무역 악재가 지속됐지만 수출액 역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덕산단 입주 기업들의 지난해 수출 누계액은 24억 2172만달러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9.5%(2억 1133만달러)나 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대덕산단 입주 기업들의 성장과 달리 근로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대덕산단의 지난해 4분기 근로자 수는 1만 1871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무려 413명이나 감소한 것.

업계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대비해 몇몇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고용 인원 감축이라는 고육책을 펼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역 내 제조업체들은 올해 큰 폭 오른 최저임금으로 근로자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산단 내 위치한 A제조업체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인해 당분간 고용 인원을 늘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생산액과 수출액이 늘었지만 최저임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오히려 재정 부담이 커졌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B 제조업체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근로자를 채용하는 데 좀 더 신중해졌다고 설명한다. 재정부담이 커진만큼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근로자를 가려서 뽑겠다는 것이다.

근로자 채용에 신중해진 만큼 채용 인원 역시 이전보다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단 내 소규모 임차 업체들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원을 감축하거나 페업한 경우도 있었다”며 “정부에서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역시 서류 등 절차가 복잡해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아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국환 기자 gotra1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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