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규 건양대학교 임상병리학 교수
[아침마당]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많이 답변하는 것은 ‘말을 한다는 것’과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필자가 학창시절에 받은 교육내용과도 일치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최근 영화 중에 혹성탈출 시리즈 영화가 있다. 우리 인간세계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 줬고, 유인원의 진화를 보여줬기에 그 당시 매우 충격적인 영화였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필자가 항상 권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우리 학생들에게 불의 사용과 교육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질문을 던지곤 한다.

동물도 자기 자식의 생존력을 높여 주기 위한 일종의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필자의 생각에 그건 교육이라고 보다는 동물의 본성을 일깨워주는 훈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는 그 동물들은 그 교육에 의해 진화가 되지는 않고, 인간은 교육에 의해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을 교육을 통해 새로운 것은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에서 교육 방법은 그다지 변화가 적었던 분야이기도 하다.

기원전 400~500년 전에 서양에는 플라톤과 소크라테스가 있었고, 동양의 중국에는 위대한 스승으로 공자와 맹자가 있었다. 그들이 제자들을 교육하는 모습을 그림을 통해 흔하게 볼 수 있다. 그 시대에 이들의 교수법은 잘 알려진 대로 대화와 질문을 통한 교수법이다. 지금의 대학으로 통하는 교육시스템이 들어선 것은 1088년에 세워졌다는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이다. 초기에 교회법과 민법을 가르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그 당시 수업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면, 수업시간에 잡담을 하는 학생, 졸고 있는 학생 그리고 앞줄에 앉아 있는 학생들만 책을 펴고 교수의 강의에 열중하는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이 모습은 작금의 대학 수업의 모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중세시대에 들어서면 해부학 교육을 하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여기까진 우리가 지금도 익숙해져 있는 광경이다. 이런 교육을 통해 인류는 문화를 만들고 전파시켜 가면서 계속 진화하여 왔다.

이 시대는 어떠한가? 필자는 교육의 현장에 서 있다 보니 거센 변화의 소용돌이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젠 교육은 더 이상 지식을 넣기 위한 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꺼내는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하는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학습해야 할 책의 두께는 날로 두꺼워지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학습하여야 할 내용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의 방법이 변하고 수업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대학시절은 지식을 머릿속에 넣고 그 지식을 활용하기 위한 기술을 실습과 실험을 통해 훈련 받았다. 그런데 지금의 학생들은 지식을 넣는 것은 당연하고, 그 지식을 꺼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지식을 넣을 수 있는 수업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전에 만들어진 학습콘텐츠를 활용하여 자기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필자의 대학시절의 주된 교재는 전공분야의 교과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간 분류해 왔던 학문의 체계가 위협받고 있고, 그러다 보니 융합학문이나 파생학문의 발달로 전통의 교과서로는 수업을 전부 진행할 수 없게 돼 가고 있다. 이런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방법의 대변혁이 오고 있다는 것을 교육현장에 서있는 필자가 느끼지 않고 있다고 부정할 수 없다.

인간의 진화와 문화의 진화는 이젠 전통의 교육방법까지도 진화 시키려고 한다. 이미 전통의 대학인 하버드나 MIT도 벌써 기존의 교실 내에서 진행돼 왔던 대면교육의 상당 부분을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로 대체하고 있다. IT교육으로 이미 유명한 프랑스의 Ecole42는 전통의 물리적 공간인 대학교와 교수 그리고 교과서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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