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나도 당했다)운동'이 기업·학교 등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 검사의 폭로이후 SNS·온라인을 중심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피해호소가 줄을 잇고 있다. 서 검사가 성추행을 당한 뒤 그 사실을 고백하기까지 8년이나 걸렸다. 우리 조직문화에서 성폭력 피해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충북의 한 여교사가 3년 전 부장교사로부터 성추행 당했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나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일 20대 여교사가 50대 부장교사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여교사는 교직원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주 중 정식 수사에 착수할 예정으로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성폭력 관련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전파를 타고 있다. 여성들이 성폭력에 그만큼 노출돼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소로 성폭력 범죄자가 사법당국의 심판을 받는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무엇보다 단단히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성폭력 피해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자체부터가 쉽지 않다. 피해사실을 알렸다가 조직의 안정을 깨뜨린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기 일쑤다.

남성위주의 그릇된 성문화가 성폭력을 양산하고 있다. 폐쇄된 조직문화에서 성폭력 피해 호소는 오랫동안 금기에 가까웠다. 오히려 품행이 방정 하지 않다며 피해자를 백안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까닭에 피해를 당하고도 10년 동안이나 혼자 끙끙 앓다가 상담소의 문을 두드린 경우도 있다. 그사이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은 차마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자못 크다. 성추행·성폭력을 영원히 추방하는 촉매제가 됐으면 한다. 여러 피해자들이 이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사회를 환기시키고, 경각심을 주는데 일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폭력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겠다. 피해자가 2차 피해의 우려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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