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의 순간·황야의 헌책방

[신간] 신성한 모독자·지구의 일생

각성의 순간·황야의 헌책방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신성한 모독자 = 유대칠 지음.

저자는 대구에서 오컴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중세 고전 연구, 집필, 번역 작업을 병행 중인 중세철학자다.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연안에서 활동했던 '거룩한 이단자'들을 소개한 책이다.

누구나 천국에 가고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에리우게나(810?~877?)부터 성서를 모독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신성하다고 외쳤던 스피노자(1632~1677)에 이르기까지 '이단' 13명의 이야기를 실었다.

이들은 당대에는 신성을 모독한 자로 몰린 채 생을 마감했지만, 후대에는 '신성한 모독자'로 추앙받았다.

책은 "지금은 '새로운 중세'"라면서 현대인에게도 편견과 관습을 넘어선 '이단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추수밭. 332쪽. 1만6천 원.

▲ 지구의 일생 = 최덕근 지음.

45억 년 전에 탄생했으며 이제 중년을 향해 달려가는 지구 역사를 설명한 책.

지구는 지권, 수권, 기권, 생물권의 네 영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엮여 왔다. 해양·대기의 탄생, 생명의 탄생, 빙하시대, 식물의 육상진출 등 지구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들을 훑으면서 앞으로 다가올 50억 년을 그려본다.

저자는 2014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직에서 퇴임한 이후 한반도 형성과정을 연구 중인 지질학자다. 한반도 형성사를 담은 '10억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 판 구조론 이야기를 담은 '내가 사랑한 지구' 등 관련 저작도 꾸준히 펴내고 있다.

휴머니스트. 376쪽. 1만7천 원.

▲ 각성의 순간 = 하워드 가드너 지음. 김한영 옮김.

다중지능 이론으로 명성을 떨친 미국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2004년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바뀌는가'를 주제로 쓴 책.

저자는 어떠한 지도자가 대중을 사로잡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자신의 다중지능 이론 틀을 대입해 서구의 유명 정치지도자들을 분석했다.

그가 추출한 성공 요인은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와 '주장하는 이야기를 그 자신의 삶에서 구현했는가' 두 가지다.

강력한 대영제국의 부활을 부르짖었고 그 자신도 강인하고 원칙주의적인 삶을 살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친밀한 이미지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었고 뛰어난 친화력을 보여줬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책은 정치지도자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나 자신과 상대의 마음을 변화시킨 사례들을 분석해 보여준다.

책은 2010년 국내에 소개됐으며 8년 만에 재출간됐다.

사회평론. 366쪽. 1만8천 원.

▲ 황야의 헌책방 = 모리오카 요시유키 지음. 송태욱 옮김.

저자는 일본에서 '한 권의 책을 파는 서점'으로 유명한 모리오카 서점 긴자점의 주인이다.

취직도 않고 헌책방 산책으로 시간을 보냈던 저자가 고서점 직원 생활을 거쳐 독립했다가 '황야에 선 듯한' 시간을 보낸 후 2015년 지금의 서점을 열기까지 과정이 책에 담겼다.

저자는 "10년 전 헌책방 업자인 데쿠네 다쓰로가 '헌책은 21세기의 기수'라는 슬로건을 내건 것을 보고 허풍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지금 실현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서점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장소로 역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국내판을 낸 한뼘책방도 2016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작은 헌책방으로 출발했다가 출판업으로 발을 넓힌 1인 출판사다.

한뼘책방. 256쪽. 1만4천 원.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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