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진출 신화’ 열기… 올림픽급 직장인들 점심도 포기하며 응원
가게 점주, 우승 공약 내걸기도 실내테니스장 강습 문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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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한 맥줏집에 정현선수가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면 값을 받지 않겠다는 공약이 걸려있다. 홍서윤 기자
테니스 신예 정현의 활약으로 지역사회에 올림픽 못지않은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정현은 24일 열린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 US오픈 8강전에서 샌드그렌 선수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 무대를 밟은 데 이어 4강진출의 신화까지 써낸 것이다. 정 선수의 돌풍같은 활약에 지역사회에서도 뜨거운 응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직장인들은 점심 식사도 포기하며 정현 선수의 경기중계를 지켜봤을 정도다. 이날 중계가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전 11시부터였던터라 직장인들은 일과 도중 점수를 확인해가면서 남몰래 열띤 응원을 펼쳤다는 전언이다.

직장인 김모(38) 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놓칠 수가 없어서 밥 한끼정도는 포기하기로 했다”며 “테니스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인이 메이저 4강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매우 흥분됐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린 기분이다. 이 기운 그대로 정현이 꼭 우승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 맥줏집에는 우승 공약도 내걸렸다.

가게 간판 아래 붙여진 현수막에는 ‘정현 선수의 호주 오픈 우승을 기원하며 우승시 점주가 쏘겠습니다’라고 써져있다.

이종수(52) 점주는 “개인적으로 테니스를 매우 좋아한다. 손님들과 같이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맥주가게인만큼 정 선수가 우승하면 손님들에 맥주를 선물하며 기쁨을 나눌 생각이다. 또 선수 경기 중계가 있는 날마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한 인터넷 카페에서도 한 회원이 아이 100일과 정현 선수 4강 진출을 기념해 깜작 선물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덩달아 테니스를 배우고자 하는 열풍도 뜨겁다.

대전의 한 실내테니스장은 정현 선수의 경기 중계가 나가고 난 이후로 레슨 문의전화가 평소보다 최대 30~50%가량 늘었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에 테니스를 가르치려는 학부모들과 끊었던 테니스를 다시 시작하려는 중·장년층의 전화가 빗발쳤다.

코치 인력이나 코트가 한정되다보니 직장인들이 오기 쉬운 아침이나 저녁시간대는 이미 일정이 꽉 차있다는 게 테니스장 측 설명이다.

테니스장 한 관계자는 “8강전 중계가 나올 때는 문의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일을 못할 정도였다. 정현 선수의 활약이 큰 영향인 것 같다”며 “정현은 진짜 동양인으로서 올라가기 힘든, 축구로 얘기하면 리오넬 메시 이상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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