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목요세평]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눈앞이다. 겨울에 열리는 세계최대의 겨울스포츠 축제이며 인류의 대잔치인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 겨울축제! 전국의 1500여개의 축제 중 '겨울축제'는 80여개에 불과하다는 것은 청주시에 있어서는 기회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생각하기와 활용에 따라서 축제의 장이 펼쳐질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어느 도시처럼 눈 조각과 얼음 조각을 관람하고, 겨울축제를 찾아가고, 설경을 그린 영화를 감상하고, 겨울 풍경을 사진찍고, 겨울을 다룬 음악을 듣고, 겨울을 노래한 시·소설을 읽고 음미하는 풍요로운 '겨울 역사의 창조'를 경험할 수 있다.

청주시도 겨울을 자랑할 만할 보고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대청호가 그것이고 무심천과 미호천이 그것이며, 상당산과 우암산도 안성맞춤이다. 겨울을 활용한 도시마케팅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 볼 일이다. '겨울관광' 콘텐츠의 핵심은 '절묘한 타이밍'이다. 겨울방학과 설 연휴를 활용하는 계절적 관광마케팅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물론 여기에는 예측불허의 재미있는 스토리의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감성구조를 접목해야 한다. 겨울의 추위를 자산으로 삼는 '겨울도시 협의체'라는 것이 1982년 출범한지도 35년이 넘었다. 특히 청주는 봄에 펼치는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 정도이며, 여름과 가을에는 청주야행과 같은 몇몇 먹거리 축제가 있다.

그러나 사실 여름휴가 시즌에는 더욱이 관광 상품이라 할 만한 볼거리도 빈약하다. 10월이 지나고 겨울철에는 이 또한 전무한 실정이니 사계절 관광도시로의 청주를 꿈꾸며 올해부터라도 '겨울도시 청주'를 겨냥한 고민들을 좀 더 해보자. 지금의 청주는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에 충분치 못하다. 수려한 자연과 환경을 알리기에도 충분치 않다. 최소한 충북권의 문화예술 네트워크와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눈·귀를 즐겁게 해 '문화도시'에서 '관광도시'로의 방향을 서둘러 잡을 필요가 있다. 청주는 이미 '동아시아 문화도시'이다. 앞서가는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겨울철문화'를 통해 선두적 입지를 다져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코리아문화중심'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지역예술가들과 지역주민, 그리고 지역의 문화기획자를 연대해 완성도 높은 활동을 기대해 볼만하다.

필자는 지난해 신년인사를 통해 '무심천 문학제'의 필요성과 '겨울 대청호 미술제'를 제안한 바 있다.

청주만의 '겨울 이미지' 캐릭터의 개발과 청주만의 겨울을 노래하는 OST를 만들었으면 한다. 이른바 '겨울도시 회의'에 가입한 도시는 1983년 출범 당시 6개국 9개 도시에서 2015년 현재 9개국 20개 도시로 2배 이상 확장해 있다. 이처럼 '겨울도시' 회의에는 회원국들 외에도 겨울시즌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옵서버' 도시들이 참여해 선진도시의 경험을 전수받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5차 겨울도시 회의'에는 미국, 중국, 일본, 몽골, 핀란드, 러시아, 에스코니아, 한국 등 34개 도시가 참여했다. 특정 권역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권역의 4계절이 뚜렷한 도시들이 포함돼 글로벌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는 '겨울도시 연대기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도시들은 '겨울은 자원이며 재산이다'라는 슬로건 하에 겨울을 활용해 앞서가는 관광도시가 되고 있다. 일본의 '눈꽃축제', 샹하이 '빙등축제', 캐나다의 '윈터카니발',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가 그 대표사례다. 문제는 발상의 전환이며 동시에 실천이다. 시민들이 눈이 녹아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가을이 오면 서둘러 청주의 겨울을 기다리는, 타 도시민들에게는 겨울철이 되면 청주의 겨울도시를 부러워하며 마음 설레도록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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