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거주 유일한 피해자… 생전에 강제징용 피해자들 삶 세상에 알려

<속보>=대전에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알려졌던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자 최장섭 옹(90)이 2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22일 우리겨레하나되기 등에 따르면 최 옹은 이날 오전 11시40분경 유명을 달리했다. 최 옹은 강제징용으로 인해 몸과 마음에 병이 생겨 죽기 직전까지 많은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옹은 1943년 2월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일본 나가사키현으로, 그리고 다시 연락선으로 옮겨 타 군함도에 도착했다. 도착한 첫 날부터 최 옹은 탄광으로 끌려가 속옷만 입고 머리에 조명 하나만을 부착한 채 강제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하루 2교대로 12시간 씩 작업을 강행하면서도 콩찌꺼기로 만든 콩깻묵밥만 먹으면서 버텼다는 게 생전 최 옹의 증언이다. 최 옹은 3년여간 지옥같은 노동을 한 후에야 작은 통통배를 타고 고향으로 생환할 수 있었다.

최 옹의 존재는 2015년 시민단체들이 대전평화의소녀상 건립을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최 옹은 이후 증언을 통해 일본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시달렸던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삶을 세상에 알려왔다. 최 옹이 별세하면서 대전에 거주하고 있다고 알려진 강제징용 피해자는 한 명도 없게 됐다.

오민성 우리겨레하나되기 대전·충남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일본정부의 확실한 사과도 한번 못받으시고 이렇게 한 분 한 분 떠나시는 게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선생님께서 세상의 고통을 모두 잊고 편안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빈소는 충남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VIP실이며 발인은 24일이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