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투데이 칼럼]


산업의 중심이 점차 2차산업에서 3차산업으로 넘어가는 추세에 따라 3차산업을 상업·금융·보험·수송 등에 국한시키고, 4차와 5차산업의 개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아직 개념이 명확하게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지만, 대체로 4차산업은 정보·의료·교육·서비스 등 지식집약적산업을 총칭하며, 5차산업은 패션·오락 및 레저산업을 가리킨다.

최근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은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EF)에서 처음 언급되었으며, 정보 통신 기술(ICT) 기반의 새로운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로 대표되는 각종 기술을 통하여 산업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는 말이다. 혁명은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을 가리킨다.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산업의 혁명은 제조업의 생산방식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포함한 사회의 시스템을 바꾸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고, 여전히 4차 산업혁명은 허구라는 주장도 자주 제기되고 있다. IoT나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과 산업에서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나 방식이 아니라 조금씩 진화해가고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자본주를 포함한 일부의 세력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며, 따라서 이것을 음모 또는 허구라고 지적하는 주장도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러다이트 운동은 1811년∼1817년 영국의 중·북부의 직물공업지대에서 일어났던 기계 파괴운동을 가리킨다. 이에 공포심을 느낀 산업자본가와 정부에 의해 가혹한 탄압이 이루어졌다. 이 운동은 생산설비의 기계화에 따라 사람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결국은 일부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기계화의 희생자가 되고 말지 모른다는 불안에 기인하여 발생하였다. 2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의 경향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이든 4차 산업이든 앞으로 우리의 삶에 미칠 영향은 크다. 사람이 설 자리는 많이 좁아질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뚜렷하게 존재하며, 따라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공유경제와 사회적 경제는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따뜻한 경제 시스템을 표방한다. 자본주의로 상징되는 경제의 차갑고 냉정한 속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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