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해저터널을 건설해 중부권 동서 횡단철도와 연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과 중국의 철도를 잇는 새로운 국가 교통망을 형성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충남·충북·경북 12개 시·군이 선문대 노동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수행한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사업 효과 제고 방안 연구' 용역에서다. 한중 해저터널과 동서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는 워낙 많은 재원이 소요되는 데다 지자체,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추진 여부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용역에서 제시한 한중 해저터널 노선은 충남 서산시 대산항에서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를 잇는 총연장 325㎞ 구간이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최단거리다. 한중 해저터널 건설은 경유 노선만 약간 다를 뿐 과거에도 여러 차례 계획이 나온 적이 있다. 2008년에는 경기도가, 2009년에는 국토해양부가 검토했었다. 최근에는 지난해 8월 충남도가 미래전략 과제로 한중 해저터널 건설을 제시한 바 있다.

한중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물류이동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북한을 거치지 않고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물을 선박으로 수송할 경우 유럽까지 45일이 걸리는데 해저터널을 활용하면 14일이면 가능하다고 한다. 시간과 물류비 절감이 엄청 크다.

중부권 동서 횡단철도는 서산, 당진, 예산, 아산, 천안, 청주, 괴산, 문경, 예천, 영주, 봉화, 울진 등 충남·충북·경북 12개 시·군에 걸쳐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다. 총연장 330㎞ 건설에 3조7000억원이 소요된다. 동서 횡단철도는 기존 남북 철도망 위주에서 동서를 가로지르는 교통물류의 한 축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해저터널이 구상단계라면 동서 횡단철도는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타당성 조사 용역비 3억원이 확보되는 등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중 해저터널과 동서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이 실현되면 중부권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제지도는 확 바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착공한다고 해도 15년은 족히 걸리는데다 사업비만 120조원으로 추정되는 등 난관이 적지 않다. 국토해양부가 2009년 경제성 미비로 중단한 바 지금의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파악해봐야 한다. 정부가 국가과제로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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