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해소에도 불이익 여전해
육미선 “여성간부도 인식개선을”

정부가 2022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을 10%로 확대하는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제’ 혁신방안을 내놨다. 인사혁신안은 여성공무원이 임신·출산·육아 지원 방안 외에도 남녀 차별없는 일자리 환경을 구축하고자 마련된 방안이다. 이는 여성공무원의 고위직 진출을 막고 있는 소위 ‘유리천장(Glass Ceiling)’ 부수기에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상 지자체 등의 현실은 여성에 대한 암묵적 차별과 편견이 존재한다.

청주시는 지난 해 7월 정용심 청주 상당보건소장과 올해 초 김천식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서기관에 임용했다. 20명의 서기관 급 이상 공무원 중 2명을 여성에게 배정하면서 일단 정부 기준은 맞췄다.

하지만 청주시 간부 공무원의 성비 불균형은 심각하다. 특히 5급 이상 관리직 여성공무원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언제든 유리천장이 더 견고해 질 수도 있다는 반증이다.

시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2935명(시간제 근로자 포함) 가운데 남성공무원은 1697명(57.8%) 여성공무원은 1229명(41.8%)이다.

직급별 승진을 살펴보면 6급의 경우 △2014년 남성 134명(59%)-여성 92명(41%) △2015년 남성 49명(59%)-여성 34명(41%) △2016년 남성 38명(64%)-여성 21명(36%) △지난해 남성 52명(59%)-여성 36명(41%)으로 그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5급 승진의 경우에는 △2014년 남성 35명(88%)-여성 5명(13%) △2015년 남성 38명(83%)-여성 8명(17%) △2016년 남성 84명(64%)-여성 6명(16%) △지난해 남성 30명(83%)-여성 6명(17%)으로 여성공무원의 승진 비율이 20% 이하에 머무른다.

시는 ‘여성친화도시 조성’과 ‘양성평등기본조례’를 통해 여성의 참여와 공직의 평등참여권을 보장해야 함에도 이에 걸맞는 시책은 전무한게 사실이다. 현재도 차별없는 보직부여 보다는 여성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주요보직 배치·승진·인사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상황은 여전하다.

문제는 공직내 여성관리자들도 남성직원들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주요 현안업무 보직의 경우 여성으로서의 일·가정 양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업무적 성과를 위해선 남성 직원을 선호한다.

한 여성과장은 “여성공무원들이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꼼꼼하고 세밀한 부분이 장점이긴 하지만 힘든 업무에 당면하거나 고질적 민원이 생기는 경우엔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핵심부서에서 현안업무를 진행하는데는 남성 직원들이 책임감이 뛰어나 선호하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육미선 청주시의원은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쳐야 업무역량을 높일 수 있는데도 상당수 여성공무원들이 민원·복지관련 부서에 근무하다 업무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승진·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성간부들도 후배 여성공무원들에 대한 권익보호에도 목소리를 내줘야 함에도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며 “여성간부 공무원들도 남성주의적 분위기에서 남성화 돼 있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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