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처럼 행-복·월간 정여울

[신간] 한 문장·그대에게 연을 띄우며

고양이처럼 행-복·월간 정여울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한 문장 = 김언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언어의 감옥, 답습되는 틀에 갇힌 말을 떠나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시인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손을 씻고 나오는 사람도/그 물에 다시 손을 씻는 사람도 한 문장이다./나는 얼마나 결백한가 아니면 얼마나 억울한가/아니면 얼마나 우울한가의 싸움 앞에서/앞날이 캄캄한 걱정 스님의 말씀도 한 문장이다./옆에서 듣고 있던 격정 스님의 말씀도 한 문장이다./"흥분을 가라앉혀라."" ('한 문장' 중)

문학과지성사. 146쪽. 8천원.

▲ 그대에게 연을 띄우며 = '노숙인의 대부'로 10여 년 동안 수원역 일대를 지켜온 김대술 신부의 두 번째 시집이다. 희망을 갈구하는 뜨거운 언어로 빚어낸 시 61편이 담겼다.

신부는 서품 이후부터 줄곧 이주노동자, 위기가족, 노숙인 등을 위한 사목에 헌신했다. 그는 고시원과 쪽방, 여인숙, 새벽 역전의 뒷골목에서 만난, 그늘에 버려진 사람들을 뜨거운 목소리로 호명한다.

시집의 첫머리에는 자신의 스승인 고(故) 신영복 교수에게 보내는 헌사도 있다.

"그 무엇이 시의 길을 가게 하는지, 읽지도 말하지도 않은 시를 써야 하는지, 폭풍 한설과 질긴 고난의 시간이 저를 만들어 가는지 모를 일이지만, 지상에 잠깐 소풍 나온 이유일 것입니다." ('페트라를 그리워하듯' 중)

나남. 196쪽. 1만2천원.

▲ 고양이처럼 행-복 =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작가 파올로 발렌티노가 고양이들의 삶을 관찰해 쓴 글이다.

고양이가 누리는 행복의 비결은 "너무 많은 규칙을 만들지 마", "이 세상에 자기 자신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어", "게으름이야말로 모든 철학의 아버지" 같은 것들이다.

이탈리아의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안나 코포가 고양이들을 포근하고 따뜻하게 그렸다.

김지우 옮김. 96쪽. 1만1천500원.

▲ 월간 정여울 '똑똑' = 에세이 작가 정여울이 매월 한 권씩 책을 내는 프로젝트로 기획한 '월간 정여울'의 첫 번째 책이다.

매월 잃어버린 감수성을 깨우는 하나의 의성어, 또는 의태어가 책의 주제가 된다. 1월의 의성어는 '똑똑'이다. '수줍은 마음이 당신의 삶에 노크하는 소리'라는 부제를 달았다.

"나를 찾는다는 건 어렵지 않아요. 타인의 작품이 내 마음을 비추어보는 거울이 되죠. 이 음악은 왜 내 마음을 한없이 일렁이게 하는지, 이 그림은 왜 특히 더 많은 말을 걸어오는지, 천천히 곱씹고 되비추고 반추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천년의상상. 172쪽. 9천900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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