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레바논 등 아랍국가의 상영금지 조치와 대조

이스라엘 극장에 '원더우먼' 여배우 이름이 붙은 까닭은

작년 레바논 등 아랍국가의 상영금지 조치와 대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더우먼'(Wonder Woman)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출신 여배우 갤 가돗(33)을 놓고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시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아랍국가들에서는 영화 '원더우먼'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지만 이스라엘에서는 그녀의 이름을 딴 극장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도시인 '상부 나사렛'에서 가돗의 이름을 딴 극장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나사렛시 관계자는 "우리는 새 극장을 이 나라(이스라엘)에 영광을 가져온 가돗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려고 한다"며 "이것은 젊은이들을 위한 메시지다. 가돗은 꿈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다"고 치켜세웠다.

'갈 시네마'(Gal Cinema)라는 이 극장은 상영관 2개를 갖추고 있고 오는 17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다.

상부 나사렛에 거주하는 50만 명 가운데 80%가 유대인이다.

'갈 시네마' 극장은 가돗이 아랍권 국가들에서 받았던 냉대와 대조적이다.

지난해 영화 원더우먼은 레바논, 튀니지, 카타르 등에서 갑자기 상영이 금지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주연배우인 가돗이 이스라엘인인 데다가 군 복무 등의 이력이 문제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가돗은 2004년 미스 이스라엘 선발대회 우승자로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2년간 복무한 적 있다.

특히 2014년 이스라엘 방위군이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고 있는 아랍국가들에서 이스라엘인 배우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것이다.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련된 예술인을 거부하는 일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최근 외신은 레바논 정부가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할리우드 거장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최신작 '더 포스트'(The Post)의 상영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유대인인 스필버그 감독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이 벌어진 2006년 이스라엘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가 아랍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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