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설계> 김병우 충북교육감
올해 화두 ‘송무백열(松茂栢悅)’
벗이 잘 되는 것을 기뻐한다는 뜻
충북 교육가족 동반성장 기대 담아
올해 충북행복교육지구 12개 운영
진로체험 중점학교 등 종합적 지원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혁신 필요
정답의 노예 아닌 해답의 주인 길러야

▲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학생들이 '사람다운 사람', '정답의 노예가 아닌 해답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북교육청 제공
올해 충북 교육은 '송무백열(松茂栢悅)'을 화두로 정했다. 벗이 잘 되는 것을 함께 기뻐한다는 뜻으로 교육 가족들의 행복한 동반 성장의 기대를 담았다. 지난해에는 행복교육지구와 행복씨앗학교 등 중점사업 추진, 교육 인프라 구축, 시·도교육청 우수 평가 등 내실을 다지는 한편, 교육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수련원 업무용 객실 사용 논란, 행복씨앗학교 학력 저하 현상 등 교육 가족 간 불협화음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이기도 했다. 황금 개띠의 해를 맞아 충북 교육의 수장인 김병우 교육감은 학생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학교 현장의 변화에 박차를 가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교육 가족 등 도민의 성원에 감사를 표하고, 올해에도 충북의 행복 교육을 위한 성원을 부탁했다. 김 교육감을 만나 지난해 성과와 함께 올 한 해의 역점 시책, 추진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홍순철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올해 화두를 '벗이 잘 되는 것을 기뻐한다'는 '송무백열(松茂栢悅)'로 삼았는데.

“송무백열은 진(晉)나라 육기(陸機)가 쓴 '탄서부(歎逝賦)'에 나오는 글귀로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이다. 벗이 잘 되는 것을 기뻐할 때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겨울에도 그 푸른 빛을 잃지 않는다. 변치 않는 지조를 상징한다.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벗, 굳은 뜻을 지켜낸 벗이 잘 되는 것을 함께 기뻐한다는 말 속에는 공감의 미덕과 더불어 행복한 동반 성장을 향한 기대가 담겨 있다. 과거 우리 교육이 지나친 경쟁, 개인 성공 위주였음을 생각해보면 송무백열은 우리 교육이 지향해 나가야 할 공감과 존중, 협력과 배려의 정신이다. 공감 능력을 키우려는 시책 방향과도 일치하며, '함께 행복한 교육'이라는 우리 교육청의 비전과도 부합한다. 2018년 새해는 교육 가족을 비롯한 도민 모두가 송무백열의 뜻으로 함께하길 기원한다.”

-지난 한 해 충북교육의 성과를 짚어보면.

“충북교육 혁신의 대표적 성과로 행복교육지구와 행복씨앗학교가 있다. 행복교육지구는 8개 시·군에서 각각 추진됐으며, 행복씨앗학교는 30개교가 운영됐다. 행복교육지구는 올해 도내 12개 전 지역으로 행복씨앗학교는 30개교에서 42개교로 늘어난다. 교육 인프라 구축과 균형 잡힌 교육도 이뤄졌다. 공립 특수학교 충주혜성학교, 공립대안학교 은여울중, KEDI협력학교 서전고, 기숙형중학교 단양소백산중이 지난해 3월 개교했다. 9월에는 충북진로교육원, 11월에는 충북특수교육원이 개원했다. 2017년 시·도교육청평가에서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된 것도 자랑할 만하다.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 만족도 부문은 만점을 받았다. 이는 수업, 교우관계, 교사관계, 전반적 행복도 등이 다른 시·도 교육청보다 단연 높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지방교육재정 운용 성과 평가 우수, 어린이 재난안전훈련 우수, 조달이용 우수기관, 상생의 노사문화 우수기관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가장 뿌듯한 성과는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인성, 과학, 정보, 소프트웨어, 체육, 토론 등 다양한 분야의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이 모든 성과는 바로 우리 교육 가족의 자발적인 헌신과 신념, 협업적인 업무수행과 도민의 교육 변화에 대한 뜨거운 성원 덕분이다.”

-다소 미진하거나 부족했다고 평가하는 부분은.

“교육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더 확산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교육은 문화이며 문화는 많은 사람이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충북교육혁신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지식이나 생산체계 등은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경쟁 중심의 교육에서 중요시해왔던 BEST ONE이 아니라 협업능력과 창의성을 갖춘 ONLY ONE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길러야 한다. 충북교육과 흐름을 같이 하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커지면서 문제점들은 해소될 것이다. 도민 여러분의 가슴에 교육혁신 희망의 빛이 닿길 바란다.”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올해 우리 교육청의 역점 사업은 크게 네 가지다. 학생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지역과 함께 학교의 변화를 일구는 데 중점을 뒀다. 첫 번째, ‘충북행복교육지구 운영’이다. 2018년에는 충북 도내 전 지역에서 충북행복교육지구 12개를 운영하겠다. 먼저, 지역 전체의 교육력을 높여 더 좋은 정주 여건을 만들고,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교육청·지자체·지역사회가 서로 협력하겠다. 전통·문화를 살리는 교육공동체를 구축하고, 창의적 특화사업을 추진하도록 지원하겠다. 두 번째, ‘미래를 열어가는 진로교육’이다. 진로체험 중점학교 운영, 초등진로교육, 진로 동아리 운영, 충북진로직업체험 박람회 개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진로교육원을 활용해 진로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 가변형 진로체험실을 운영해 학생들이 미래직업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직업 창출 역량을 높일 수 있게 하겠다. 세 번째, ‘수업과 생활교육 중심의 학교운영’이다. 이를 위해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 활성화, 참여·협력의 공감 수업, 교과 연계 독서토론 수업, 독서·토론 동아리 운영한다. 또, 교육공동체 헌장의 학교 안착, 학생자치 활성화, 학생참여 예산제 시행, 학교 협동조합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아울러 학교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교무행정지원 역량 강화 연수를 시행하고, 업무 경감을 위해 공문서 감축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 네 번째, 충북형 고교교육력 도약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패러다임 변화와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개편과 수시 중심의 대학입시제도 변화에 따른 대응이다. 일반고의 고교교육력 향상을 위한 시스템 정비와 운영체제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47개 일반고에 총 36억 정도의 예산을 지원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인재 양성을 위한 비전과 계획은.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정보원에서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현 직업의 61%를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의 산업과 생활에서 많은 부분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차지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품성과 향기를 지닌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정답의 노예가 아닌 해답의 주인으로 길러야 한다. 해답의 주인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하고 타인과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력이 있는 인재를 말한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사람다운 사람', '정답의 노예가 아닌 해답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

-올해부터 보은은 고등학교, 옥천은 유치원·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는데 교육청의 입장은.

“지난해 3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공동으로 정부에 고교무상교육 이행을 촉구한 적이 있다. 고교무상교육은 보편적 복지의 확대라고 생각한다. 무상교육은 보통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 교복, 급식 등의 순으로 확대되면서 진행된다. 우리 교육청도 고교무상교육을 대비해 올해 그 첫 단계인 고교 신입생 입학금을 모두 면제하기로 했다. 보편적 복지는 복지정책의 보편적 현상이다. 이른 시일내에 실현되길 희망한다. 고교 무상급식은 중앙정부, 지자체와 협의로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와 같은 교육청과 지자체 중심의 무상급식 추진 방식에서 나아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고교 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주면 좋겠다.”

-지방선거의 해다. 재선에 도전하나.

“지금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의사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일하는 교육감, 성실한 교육감으로 남고 싶다. 그것이 도민과 교육 가족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충북교육의 성장을 위해 해야 할 일, 관심을 가질 일이 많이 남아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충북교육이 함께 하는 행복으로 꽃 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해를 맞아 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충북교육 혁신을 믿고 지지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7년은 촛불과 적폐청산으로 상징되는 격변의 한 해이기도 했다. 충북교육은 지난해 교육부 주관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교육수요자 만족도 부문 만점 등 8년 연속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됐다. 행복교육지구도 여러분의 지원과 협력으로 가능했다. 2018년 새해 우리 충북교육은 국가적 변화와 도민 지지에 힘입어 행복한 교육을 이룰 것이다. 변함없는 성원 부탁드린다.”

정리=정성수 기자 jssworld@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