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지역에 연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0℃를 밑도는 날이 많아졌다. 어제 아침 충남 청양의 기온이 영하 20.3℃, 계룡 영하 19.1℃, 금산 영하 17.5℃, 대전 영하 12.6℃를 기록했다. 대전·세종을 비롯해 충남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충북 괴산군의 수은주가 21.8℃까지 떨어지는 등 충북 도내 전역에도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강추위는 내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답다지만 없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혹독하기만 하다. 보온에 각별이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된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번 겨울 들어서 벌써 저체온증으로 7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응급실 신세를 졌다. 저체온증은 독감(인플루엔자)이나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MERS) 못지않게 치명적이다.

충청지역에서는 다행히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져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를 일컫는다. 대처가 미흡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저체온증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길가(74명)였으나 집(41명)에서도 다수가 나왔다. 야외가 아닌 집에서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한다는 건 난방이 허술하기 때문일 거다.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강추위를 견뎌야하는 소외계층이 꽤 있다고 한다. 이른바 에너지빈곤층이다. 대전지역 한 시민단체가 에너지빈곤층을 둘러본 실상은 눈물겹다. 입김이 날 정도로 추운 방안에서 노인들이 한파와 싸우고 있었다고 한다. 긴긴 겨울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40만~50만원으로 한 달을 생활해야하는 저소득층에게 난방비 염출은 쉽지 않을 것이다.

복지사각지대 주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하는 이유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몰라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구도 있다. 독거노인, 쪽방촌거주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난방실태를 세심히 살펴봐야겠다. 보일러 가동이 어렵다면 연탄난로라도 충분히 땔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노약자들의 건강도 염려된다. 추위에 떠는 이웃에 맞춤형복지로 훈기를 불어넣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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