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낱말 속 사연]


온디맨드(On demand). '요구만 있으면 언제든지'라는 뜻이다. IT 산업이 갈수록 첨단화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시 공급해주다'는 경제용어가 됐다.

'재화, 제품의 서비스가 공급에서 수요 중심으로 결정되는 시스템이나 전략의 총칭이 바로 '온디맨드'다. 이른바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제품의 주인공이 생산자가 아닌 사용자다. 수요가 발생하는 곳엔 반드시 공급이 창출된다. VOD(video on demand), NOD(news--), FOD(fax--), 앱을 통한 제품 배달, 미국 우버 택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발품을 파는 수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직접 오프라인 시장 등을 찾아가 오감으로 제품을 판단,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을 통해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거나, 전화를 걸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만 하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제품을 손쉽고 자유롭게 이용, 소유할 수 있다. 마치 벤딩머신에서 음료수를 골라 뽑아 마시는 것처럼 말이다. 디지털 기계와 손가락 두어 개가 소비스타일의 혁명을 일으킨 셈이다.

인간의 사고발달은 직립보행이 가능해지면서 시작됐다. 직립보행으로 앞발 역할을 했던 두 손이 할 일이 없게 된 것이 아니었다. 손이 도구화되면서 뇌 작용을 활성화시켰다. 사고를 확장시켰다. 과거와 미래를, 삶의 편리를 위한 도구개발 등을 생각하게 됐다. 문명 씨앗이 잉태됐다. 보다 완벽한 직립보행의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점령하게 된 배경이다.

두 발은 갈수록 용도가 감소되는 반면 두 손은 용도가 다양화되고 있다. 요술방망이(?)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적 관계도 필요 없다. 온라인 관계만 있을 뿐이다. 사회적 관계에 지능기계가 끼어든 셈이다. 이는 공감(共感) 저하와 대화(對話) 상실을 불러온다. 이러다가 기계에게 지구를 내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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