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세재 폭탄’... 4월 시행 앞두고 급매물 등장
‘세종=행정수도’ 명문화 불투명… 신도심내 양극화 문제도 대두

세종시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 부동산 시장이 ‘트리플 악재’에 휩싸였다. 4월부터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에 대한 ‘세재 폭탄’을 시작으로, 안갯속 국면인 세종시=행정수도 헌법 명문화에 따른 ‘개발 호재 불투명’, 신도심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간 양극화 현상’이 겹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장기간의 가격 조정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대두되는 가운데, 기초체력이 튼실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4월 1일부터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가 관건이다. 양도세 중과 내용을 보면 기본 양도세율(6-42%)에 3주택자 이상 보유자는 20% 포인트, 2주택자는 10% 포인트가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양도세율이 최고 62%까지 높아질 수 있다. 양도세 부담을 떠안은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급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가 과도하다는 일부의 여론을 감안해 3억 원 이하 지방 주택은 보유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30살 이상 무주택자도 분양권 양도에 따른 추가 세금을 부담하지 않는 2개의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세종시의 3억 원 이하 주택이 드물다는 점을 보면 큰 수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30세 이상 무주택자에 대한 혜택이 어느 정도 작용 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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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실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4월을 앞두고 세종시에서는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종시청 인근 보람동의 한 아파트 분양권은 최근 프리미엄이 1억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춰졌다. 또한 기축 아파트인 종촌동과 아름동의 일부 단지로 시세가 5000만 원 수준 하락한 급매물이 등장했다.

하지만 급매물이 전체적인 시세하락을 견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단지는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기이한 현상도 비춰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전체적인 시세가 하락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양도세 부담을 안은 일부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물건을 정리하려고 시세를 낮춰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며 “급매물을 제외할 경우 전체적인 매매가격과 분양권 거래금액은 소폭 상승한 곳도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 향후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최대 변수인 개헌에 따른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작업도 주목된다. 현재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를 막론하고, 개헌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상황. 개헌에 따른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반전을 기대했던 실수요자들은 아쉬움을 살 것으로 관측된다.

신도심 내 양극화 현상도 큰 문제다. 세종시는 현재 생활권별 분양권 거래금액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대형 기준 고운동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이 낮춰져 4000만-5000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는 반면 4생활권 디아트는 웃돈이 1억 5000만 원 이상 붙으면서 상반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교통 접근성 등에 따라 분양권의 프리미엄이 생활권별로 다른 게 현실”이라며 “도시 성장과정 속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발생하고 있어 소외지역의 불만이 짙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탓하면서 트리플 악재를 벗어날 돌파구를 기대하고 있다. 세종시는 국회분원 등의 호재가 이어지고 당초 계획대로 도시가 건설 될 경우 정주여건은 타 시도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종시는 그동안 특정단지의 거품으로 인해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가격 조정기가 언제까지 갈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청약시장의 높은 경쟁률을 비롯해 도시가 정상적으로 건설되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은 활황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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