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석 대전중리초등학교 교장
[투데이 춘추]


올해 1월이 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겨울이 지나가고 교정에 불어오는 바람 한 가닥에서는 짙은 봄 내음이 느껴진다. 춥고 매서운 겨울이 가고 나를 언제나 가슴 설레게 하는 봄이 어김없이 왔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의 3월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더욱 특별한 봄을 맞이한다. 학교는 입학과 진급 등 새로운 학년으로의 시작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의 가슴을 두근두근 거리게 만든다.

2018학년도라는 출발선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무엇일까. 잠시 고민해 본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또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런 학부모가 돼 주시면 어떨까 하고 바래본다.

학교는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늘 새롭고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현대 사회에서 학교교육은 단순히 지식의 습득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정한 지식수준과 사고의 틀을 가진 고학력자보다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원만한 대인관계, 혁신적인 창의성을 가지고 사회에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 개개인의 행동 특성과 부모들의 요구사항을 다양하게 수용하며 학생들의 소질과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기질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 능력에 대한 접근이 사실상 제한돼 제공된다. 교육 여건상 학교 교육에서 기대하는 바를 제대로 충족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교육정책정인 측면이나 학교, 교사의 교육활동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개개인의 특성과 교육적 요구를 일정한 틀을 기준으로 하는 학교교육을 통해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교육을 바라보는 현실은 학교와 교사, 교육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커졌으나 비판 대상과 교육여건에 대한 이해와 협력의 노력에는 인색한 것 같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는 공익광고를 본 적이 있다.

광고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부모는 멀리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라는 글귀가 나온다. 자식을 위해 어떤 부모가 돼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글귀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들은 이러한 객관적인 사실을 알면서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우리 아이의 일상에 기뻐하거나 슬퍼하며 심하게는 노여움을 감추지 못하고 표출하고 만다.

우리 아이들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란다. 이러한 점에서 부모의 언행은 자녀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자녀의 인격형성에 가장 직접적인 책임자는 부모인 셈이다.

사람들에게 최고라는 칭찬과 부러움을 받는 것은 누구나 희망하는 일이다. 우리 아이만의 이익과 특권을 위해, 학생 인권보호를 위한다는 이유로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하는 별난 학부모가 돼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녀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학부모들도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안정되고 행복한 교육으로 구성원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는 능동적이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기 위해서는 학생의 학습권과 더불어 교사의 교육권을 서로 배려하고 지지하며 학부모도 아이들 교육 주체로서 역할을 알고 그에 맞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교육을 정상화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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